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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평가는 싸늘하다.
문재인 새정연 대표는 "천 의원이 크게 착각하고 있다. 신당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호남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고 호남 민심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정치입지가 불분명한 정치인이 '정치이모작'으로 생명 연장하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히고 구체적인 창당 절차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새로운 인물의 참여가 없는 것 역시 천정배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현역 정치인의 참여가 없고 아직까지 눈에 띄는 인물도 없다. 호남에서조차 전 지역구에 후보자를 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다. 천 의원이 안철수 새정연 전 공동대표에게 줄기차게 러브콜을 보내고 새정연 의원들의 탈당을 기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럼에도 새정연 내 의원들은 신당 합류를 꺼리고 있다. '기호 2번'이라는 프리미엄을 버리고 신당을 선택할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새정연의 한 중진 의원은 "호남 의원들이 그런(탈당 후 신당 합류) 생각을 할 지는 몰라도 수도권 등에서는 제1 야당의 기득권을 포기할 이유가 있겠냐"며 "공천에서 탈락하고 신당에 합류하더라도 그건 패배자로 불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교수 역시 SNS에 올린 글에서 "쭉정이들만, 거기 갈 만한 현역들은 기회주의적으로 눈치를 보는 중이죠. 탈곡(공천심사)을 해서 쭉정이 되는 게 확정되면 그때 달려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연에 대한 반발로 만들어진 호남 정당에 불과해 아무리 잘돼도 과거 충청권의 맹주가 됐던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수준의 '호남 자민련'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과 세를 규합하거나 새정연과의 합당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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