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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카드 수수료 인하 이슈 총선 때마다 불거져서야

내년 1월 말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최대 0.7%포인트 내려간다는 소식이다. 금융위원회는 2일 새누리당과 당정협의를 열어 영세·중소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절반 수준으로 크게 낮추기로 했다.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낮춘 것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동네슈퍼 등 영세상인들의 입장에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저금리 기조에 맞춰 수수료가 낮아져야 한다는 지적도 타당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금융권의 수수료 문제에까지 정치권이 개입해 무리하게 정부를 압박하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새누리당은 일찍이 수수료 부담을 대폭 완화하라고 요구하고 나서 선거가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했다. 이제는 체크카드 수수료를 폐지하고 카드업계가 아예 수수료를 떠안는 방안을 내놓으라는 목소리도 터져나오는 모양이다. 한술 더 떠 카드론 수수료 인하에 필요한 재원을 내년 예산에 배정하라고 요구하는 게 바로 집권여당의 모습이다. 하나같이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새누리당의 무분별한 표퓰리즘에 다름 아니다.

이런 상황은 2012년 관련법을 개정해 수수료 인하를 정부 역할로 못 박았을 때부터 충분히 예고된 것이다. 이러니 여당 일각에서 "신용카드와 관련된 제반 비용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나올 법하다.



금융당국은 일찍이 금융개혁을 한답시고 수수료나 금리 등 가격변수에 대한 개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랬던 당국이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려 말을 뒤집으니 권위나 기강이 제대로 설 리 없다. 이미 시장에서는 다양한 모바일지갑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결제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자율적 경쟁이 불러오는 자연스러운 효과다. 시장 고유기능인 가격 결정은 사적 영역에 맡겨놓아야 소비자 피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마련이다. 내년 4월 총선까지 또 어떤 반시장적 정책이 등장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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