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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마녀사냥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20일 강안 교수의 '영화가 말을 건다' 배문고서 열려<br>영화 '더 헌트'로 집단폭력과 마녀사냥 풀어내<br>용산도서관의 지역학교 후원사업 일환으로 마련

20일 배문고에서 열린 인문학 강좌 ‘영화가 말을 건다’에서 강안(오른쪽) 안양대 교수가 집단폭력을 주제로 학생들과 함께 짧은 상황극을 연출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20일 오전 10시, 용산구 배문고등학교 시청각실에는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80여명의 학생들이 강안(사진) 안양대 교수의 고인돌 강좌 ‘영화가 말을 건다’에 참석했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이날 강좌는 용산도서관의 지역학교 후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강 교수는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의 ‘더 헌트(2013)’로 집단폭력이 한 남자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그리고 한번 찍힌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영화의 메시지로 강의를 풀어나갔다.



“이른바 왕따라고 하는 집단따돌림은 학교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어요. 그런데 특정인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게 되면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가해자가 될 수 있겠지요. 13세기에 시작된 마녀사냥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죠. 파리에서 끔찍한 테러가 벌어진 후 무슬림에 대한 무관심과 공동체로부터의 격리 등이 불행의 씨앗이 되었다는 목소리가 요즈음 나오고 있지요. 영화에서는 순수한 아이의 거짓말이 한 남자를 범죄인으로 전락시켜 뭇매를 때리는 과정이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영화를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해 볼까요?”

덴마크의 한적한 시골 마을. 이혼 후 고향으로 내려와 유치원에서 교사로 일하는 루카스는 어느 날 다섯 살 꼬마 클라라의 거짓말로 하루 아침에 아동성학대라는 끔찍한 범죄의 누명을 쓰게 된다. 순수함의 상징인 아동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편적인 진실’의 그늘에 사실관계는 가려지고 루카스는 마을 사람들에게 집단폭력의 대상자로 전락하고 만다. 경찰서로 연행돼 조사 끝에 무죄가 입증됐지만, 집단의 폭력은 멈추지 않았다. 그가 가장 아팠던 것은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꼬마 클라라의 아버지 테오의 돌변이었다. 영화는 사회공동체의 집단본성을 과감하게 드러내면서 마녀사냥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아울러 집단의 본성의 특징 중 하나인 익명성 뒤에 숨은 인간의 폭력은 더 잔인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감독은 이야기하고 있다.

강 교수는 “사회로의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마지막 시기에 인생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강의에 참석한 학생들은 주인공 루카스가 위기에 내몰리면서 심리적으로 피폐해졌을 때 끝까지 믿고 따라준 아들 마르쿠스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진지하게 빠져들었다. 마치 아버지와 자신의 관계를 연상하는 듯...

한편, 올해 3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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