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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즈 레터] 'Mr. 마켓'
입력2008-02-17 14:55:35
수정
2008.02.17 14:55:35
한쪽은 대세 상승기 때 나타나는 얼굴입니다. 한없이 온화한 천사의 얼굴이죠. 항상 투자자들에게 미소를 보내고 왠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나쁜 일도 좋은 방향으로 돌려 놓는 마술을 부리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유가가 크게 오르는 것을 세계 경제의 활력 강화로 해석하는 식이죠.
하지만 천사의 얼굴 뒤 편에는 악마의 모습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조정기의 얼굴입니다. 이 때는 작은 악재에도 크게 반응하며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습니다. 마치 당장이라도 모든 것이 사라질 것 처럼 요란을 피웁니다. 이 악마 앞에서는 호재도 악재로 둔갑하곤 합니다. 이들 두가지 얼굴은 상황에 따라 바뀝니다. 둘이지만 하나지요.
지금 우리 주식시장은 후자의 모습이 더 자주 보입니다. 간혹 희망을 주는 천사의 얼굴이 나타나긴 하지만 곧바로 악마의 얼굴로 변하곤 합니다.
요즘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나 펀드의 수익률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며 가슴이 무너지는 참담함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털어버리자니 살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지요.
하지만 혼란스러울 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나무 보다 숲을 보아야 할 때입니다.
주식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스승이자 가치투자의 창시자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은 증시를 ‘미스터 마켓(Mr. Market)’으로
불렀습니다. 증시를 의인화한 것이죠.
그는 ‘미스터 마켓’이 감정 조절을 잘 하지 못하는 환자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좋을 때는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에, 기분이 나쁠 때는 형편없이 낮은 가격에 물건을 내놓는다고 설명했지요. 하지만 그의 결론은 미스터 마켓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결국 미스터 마켓은 제 가치를 찾아간다는 것이죠.
미스터 마켓의 선택은 우리 증시에도 예외는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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