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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지금은 逆발상이 필요한 때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국 기술정보과장 조원웅

우리에게는 흔히 과거경험을 잣대로 오늘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 불가능한 일이었다면 오늘날도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렇듯 과거경험은 우리가 어떤 현상을 예측할 때 중요한 판단근거로 사용된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배울 때 ‘주어진 여건(ceteris paribus)하에서’라는 말을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여건이 동일하다는 가정 아래서는 과거경험이 현재의 경제현상을 이해하는 데 판단잣대로 소중하게 이용될 수 있다. 그러나 주어진 여건이 변할 경우 과거경험에 입각한 우리의 경제현상에 대한 판단과 생각은 달라질 수 있다. 비근한 예로 대기업집단의 대마불사 신화를 들 수 있다. IMF시대를 맞아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대기업 집단의 몰락을 보면서 대마불사 신화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과거경험에 얽매여 최근의 경제현상을 바라볼 경우 그릇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 벌어지는 경제현상은 주어진 여건인 디지털시대를 제대로 이해해야 비로소 그 현상이 지닌 의미를 올바르게 알 수 있다. 디지털시대의 특징은 한마디로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라는 점이다. 과거에 불가능했던 일도 디지털화로 가능해 질 수 있다는 역발상의 사고가 있어야 한다. 물류와 유통혁명을 이끌고 있는 전자태그(RFID) 기술 개발은 역발상의 사례로 손꼽힌다. ‘상품을 상점외부로 가져가 시험적으로 이용해 볼 수는 없을까’라는 역발상이 상품에 전자태그를 부착하게 된 시발점이다. 전자태그는 발전을 거듭해가며 재고관리는 물론 유통혁신의 총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조업의 공동화현상 같은 경제 현안도 과거의 얽매인 경험이 아닌 창의적 뒤집기를 통해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 창의적 뒤집기 즉 사고의 혁신이 이뤄진다면 지금의 경제현상은 기회이다. 혁신은 언제나 남이 간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낡은 아이디어의 안전한 재활용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의 스릴 있는 탐험을 택해야 한다. 역발상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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