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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작은 차가 아름답다
입력2007-10-31 17:27:06
수정
2007.10.31 17:27:06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배럴당 100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당장 자동차로 하루하루 생계를 꾸려야 하는 서민들은 수심이 가득하다. 주말 근교에 나가는 일도 이제 큰 일이 됐다. 막히는 도로와 만만치 않은 기름값 때문에 오붓해야 할 가족나들이가 망설여진다.
치솟는 기름값에 대한 부담이 크다면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 걸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안돼도 그나마 경차가 나름대로의 대안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내 승용차시장에서 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 8% 수준에서 지난해 4%대로 크게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일본은 2000년이나 지금이나 3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경차 판매가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본 도쿄 치바시 마쿠하리 메세에서 지금 한창 열리고 있는 도쿄 모터쇼의 화두는 ‘친환경’과 ‘작은 차’다. 심지어 이번 모터쇼에는 1인용 차량이 등장할 정도로 작지만 경제적이고 편리한 차에 대한 열기가 매우 뜨겁다.
일본 거리를 돌아다니는 작은 차들을 유심히 보면 공통된 특징이 있다. 번호판이 모두 노란색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경차에 특별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비단 일본뿐 아니라 실용성을 강조하는 서유럽 국가에서도 경차가 거리를 누빈다. 이탈리아에는 마티즈가 경찰차로 활용되고 있고, 베트남에는 마티즈 택시가 사랑 받고 있다.
경차를 타게 되면 일반 승용차에 비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차량을 구입하면서 발생하는 취득세ㆍ등록세ㆍ도시철도채권 구입 등이 면제된다. 또 공영주차장 주차료 50% 할인, 지하철 환승주차장 80% 할인, 고속도로 및 혼잡 통행료 50% 할인 등의 혜택도 뒤따른다. 여기에 경차는 연료효율이 좋기 때문에 저렴한 유지비로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경차와 일반 중형승용차를 구입해서 각각 5년간 탄다고 가정해보면 경차의 경제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중형차를 구입할 때 드는 600만원 가량의 세금 및 공채매입 비용이 경차에는 필요 없다. 여기에 5년간의 자동차세와 기름값 등 총 유지비까지 고려한다면 대략 3,200여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경차 4대를 살 수 있는 큰 돈이다.
국제 유가 100달러 시대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경차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자동차 회사는 다양한 경차를 개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혀야 한다.
정부는 고속도로ㆍ혼잡 통행료 완전 면제, 개구리식 주차 허용 등 경차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동차의 크기나 가격을 신분이나 명예의 잣대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사라져야 한다. 그래야만 ‘작은 차, 큰 기쁨’ 경차를 새롭게 바라보는 눈이 트이고 작은 차를 더 찾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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