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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6월 10일] 포사의 냉소

SetSectionName(); [특파원칼럼/6월 10일] 포사의 냉소 문성진(베이징특파원) hnsj@sed.co.kr 옛날 중국 주나라에 유왕이라는 임금이 있었다. 유난히 여성 편력이 심하고 자기 집착이 강했던 유왕은 포사라는 새 애첩의 미색에 깊이 빠졌다. 그런데 문제는 유왕의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간 포사가 웃음이라고는 전혀 없는 얼음장 같은 여인이었다는 것. 마음이 다급해진 유왕은 "포사를 웃게 하는 자에게 1,000냥의 금을 내리겠다"고 포고령을 내렸다. '천금일소(千金一笑)'라는 고사가 여기서 나왔다. 하지만 중국 각지에서 몰려든 어떤 재담꾼의 우스갯소리도, 어떤 익살꾼의 개인기도 포사를 웃게 만들지는 못했다. 어리석은 임금 곁에는 늘 희대의 간신이 있는 법. 괵석부라는 자가 유왕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폐하! 변방에 거짓 봉화를 올리소서. 득달같이 달려온 동맹 제후국들이 속아서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우습겠나이까?" 유왕은 포사가 보는 앞에서 괵석부의 말대로 했다. 거짓 봉화로 벌어진 황당한 소동을 본 포사는 어이가 없어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데도 유왕은 포사가 웃었다고 여겨 괵석부에 큰 포상을 내리고 잔치를 벌였다. 하지만 유왕의 거짓 봉화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을 불렀다. 막상 적국의 침입으로 진짜 봉화가 올랐을 때 동맹국은 전혀 찾아와주지 않았고 유왕은 괵석부와 함께 적의 손에 맥없이 죽임을 당하고 만 것이다. 요즘 북한을 보면 포사의 웃음을 사기 위해 거짓 봉화를 올린 유왕의 교훈을 떠올리게 한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체제의 안정성을 과시하기 위해 지난 4월과 5월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을 감행한 뒤 대규모 군중행사를 열어 성공을 자축했는데 생활고에 찌든 북한 주민들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북한은 여기에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하며 국제사회에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우리에게는 서해안의 분쟁 가능성을 공공연하게 거론하며 한반도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 같은 북측의 행동은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 민족의 운명을 통째로 건 위험천만한 도박으로 북한 주민들의 고통만 가중시킬 뿐이다. 요즘 우리 정보 당국의 일부 행위도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살 여지가 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한미연합사령부를 통해 미군이 제공한 핵심정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이에 미국까지도 "이런 식이면 다시는 한국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항의할 정도라니 무분별한 정보 유출에 쓴웃음을 짓게 된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에게 안보는 최상위 가치 중 하나이고 안보 관련 정보 공개는 신뢰가 생명이다. 정부에서 나온 정보들이 '거짓 봉화'로 치부돼 국민들이 냉소하게 된다면 정말 큰 일이 아닌가.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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