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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中역사속 위인들 치부 드러내

■제국의 비사, 쑨젠화 지음, 비즈니스맵 펴냄


중국에서는 일찍이 연단술(鍊丹術)이 성행했다. 연단술이란 불로장생을 위하여 수은화합물로 만든 단(丹)을 만들어 복용하는 도술을 말한다. 진시황은 황제가 된 후 장생불로라는 꿈에 미혹돼 온갖 방법과 엄청난 국고를 탕진해 가면서 묘약을 찾아 나섰으나 결국 병에 걸려 죽는 바람에 조롱과 비난의 구실을 남겼다. 연단술 뿐이 아니다. 어렵사리 권력을 쟁취한 중국의 황제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재물을 영원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비현실적인 미신이나 광기 혹은 엽기적인 행각에 집착하기도 했다. 쑨젠화 칭다이 대학 교수는 중국 역사에서 권력의 배후에 감춰진 일그러진 단면을 들춰낸다. 영웅들의 허위의식과 비열한 모습, 3궁6원72비를 거느릴 수 있었던 황제의 음란한 얼굴 등 감추고 싶었던 중국 역사의 어두운 면을 포착했다. 저자는 역사 속 담대한 영웅들의 공적과 아울러 치명적인 결함을 곁들여서 지나간 중국 역사를 객관적으로 접근했다. 탁월한 학문적 재능을 발휘했던 위대한 시인 두보(杜甫, 712~770)는 정치적인 몽상가로 권력을 갈구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호남지방을 떠돌다가 갑자기 밀어닥친 홍수로 의문사하고 만다. 사람들의 상상과 달리 그의 인생은 그리 아름답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치졸한 천재도 있었다. 우수한 과학자이자 탁월한 외교관으로 역사에 기록된 심괄(沈括, 1031 ~ 1095)은 절친한 친구인 소동파(蘇東坡, 1036~1101)의 문화적 지위를 시기해 송나라를 풍자한 소동파의 시를 조정에 지적해 죽음으로 내몰기도 했다. 저자는 역사적 위인의 얕은 음모와 계략을 조명하고 권력이 가져온 기형적 심리와 광기가 어떻게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저자는 위인들의 치부를 드러내면서 지나간 시대의 진실한 모습을 찾으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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