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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의리와 충절

삼국지에 나오는 수많은 영웅ㆍ호걸들 중 관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의 뛰어난 무공이 삼국지의 무수히 많은 장수들 중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압권인 것도 하나의 이유이겠으나 그보다는 도원결의 이후 한번도 변하지 않는 그의 주군에 대한 충절이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이유다. 무술 실력이야 여포나 다른 장수들도 그에 못지 않지만 그는 다른 장수들과는 달리 주군 유비를 한번도 배신하지 않는다. 유비의 가족들 때문에 조조의 휘하에 잠시 머무르게 됐을 때 조조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하여 온갖 선물과 정성으로 그를 회유하려 하지만 결국 그의 유비를 향한 일편단심을 돌릴 수가 없었고 오히려 많은 은혜를 베푼 조조에게도 문추를 죽여 은혜를 갚음으로써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역시 관우야!” 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라는 곳에 입사를 해서 소위 말하는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는 직장의 새내기들은 학생 때와는 다른 많은 관계를 갖게 된다. 친구나 가족 관계처럼 학창시절부터 이어오던 관계 외에도 직장동료 및 상사ㆍ후배ㆍ거래처 등 새로운 관계가 많이 생겨나게 되고 이러한 관계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 비로소 능력있는 직원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관우의 사례로 알 수 있듯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을 잘한다”라는 것은 성공적인 직장생활의 필요조건이지만 그것만으로는 관우와 같은 명장군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일을 잘하는 것에 더해 직장과 상사ㆍ동료와 후배들에게 관우와 같은 “의리와 충절”을 보여줄 때 마침내 성공적인 직장생활의 충분조건이 충족되는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전통적인 유교이념에 바탕을 둔 조직관계 보다는 서양적 관점의 계약에 의한 조직관계가 주류가 돼 가고 있다. 물론 정확한 계약에 의해 상호 동등한 입장에서 근로 서비스를 회사에 제공하고 또 그 반대 급부로 회사에서 급여를 받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할 수 있지만 요즘과 같은 무한 경쟁 시대에서 회사는 어느 직원을 더 선호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회사에 대한 충절을 말하니 마치 봉건시대 얘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회사에 개인이 무조건 희생하라는 의미처럼 들리기도 하겠지만 회사에 대한 의리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예를 들면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항상 자사의 제품을 이용하고, 지인들이나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알리고 홍보하는 노력 같은 것도 회사에 대한 작은 의리의 시작일 수 있는 것이니 항상 회사에 대한 의리를 지켜 자신과 회사, 나아가 국가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는 큰 일꾼들이 늘어나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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