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 가격이 바이오 연료 산업의 성장과 중국과 인도 등 이머징 마켓에서의 수요 급증으로 향후 수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미국 농무부가 예측했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조셉 글라우버 미 농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바이오 연료 산업의 급팽창으로 농산물 가격이 2~3년 더 고공 비행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에탄올 생산에 사용되는 옥수수를 재배하기 위한 토지 수요가 늘어 밀과 같은 농산물을 경작할 수 있는 토지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전체 옥수수 생산량 가운데 에탄올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비중은 지난해 25%에서 올해는 31%로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의 에탄올 생산량도 올 9월쯤이면 119억 갤런으로, 1년 전의 두 배 규모로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들어 밀, 콩, 쌀 등의 가격은 사상 최고가로 치솟았고, 옥수수 가격도 12년 만에 최고가인 부셸당 5.29달러를 기록했다. 글라우버는 "경작지를 개간하고 농산물의 생산도 늘리면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5년 전의 낮은 가격대로 복귀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흥 경제 대국의 농산물 수요도 농산물 가격을 떠 받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미국의 농산물 수출은 역대 최대인 1,01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 분야 흑자 규모는 지난 1996년 이래 최대인 245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미국 달러화의 약세도 미국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분간 농산물 가격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농산물발 인플레이션 우려감도 여전할 전망이다. 러시아와 중국 등은 최근 농산물 소매가를 동결시켰고, 농산물 수입국들은 수입 관세를 낮추는 등 절치부심하고 있다. 글라우버는 "지난해 음식료 인플레이션이 지난 1990년 이후 최대치인 4%까지 뛰었고, 올해도 이와 비슷한 3~4%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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