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ㆍ삼성ㆍLG 등 유명 브랜드의 휴대폰을 그대로 모방한 가짜 휴대폰이 인도ㆍ러시아ㆍ브라질 등 신흥시장까지 대량으로 불법 수출돼 휴대폰 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가짜 명품 핸드백과 DVD를 만든 지 수 년 만에 중국 업체들이 세계적인 휴대폰 업체의 시장 점유율까지 잠식하는 상황에 이른 것.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iSuppli)는 올해 1억1,000만대의 '산자이(山寨ㆍ짝퉁) 휴대폰'이 중국에서 신흥시장으로 수출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휴대폰 시장의 13%에 달하는 것이다. 생산량은 지난해 1억100만대에 비해 44% 증가한 1억4,5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아이서플라이는 중국에서 휴대폰 공정시장과 암시장의 중간 지대인 '회색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케빈 왕 아이서플라이 조사담당자는 "서유럽에서 이들 제품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수출 물량 대부분은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면서 "이는 휴대전화 생산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인 노키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짝퉁 휴대폰은 삼성이나 노키아, 아이폰 로고를 아주 작은 글씨로 'HIPONE'이나 'SUMSUNG', 'NCKIA'으로 모방해 가격은 5분의 1순으로 판매하고 있다. '진짜 같은 가짜'도 대량 유통되고 있다. 짝퉁 휴대폰이 급성장하고 있는 건 대만 반도체디자인 회사인 미디어텍이 개발한 회로기판 기술 덕택이 크다. 싼 값에 여러 칩을 통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휴대폰 제조원가가 40달러도 채 안된다. 지난 2007년 휴대폰 제조업 허가요건이 완화된 것도 짝퉁 휴대폰이 늘어난 배경이다. 아이서플라이는 중국이 주도하는 휴대폰 회색시장이 2012년 1억9,200만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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