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이 곧 돌을 던질지도 몰라."(서봉수)
"글쎄요. 느닷없이 돌을 던진 일도 몇 번 있기 있지만 이 바둑은 아직 빈 자리가 많아서 웬만해선 안 던질 겁니다."(백대현)
이세돌은 돌을 던질 생각이 전혀 없었다. 우변의 백을 한껏 압박해놓고 37로 걸쳐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였다.
"역시 안 던지는군."(서봉수)
"뭐 흑이 압도적으로 불리하지도 않아요. 덤을 내기가 약간 부담스러운 정도 같습니다."(백대현)
양재호9단이 뒤늦게 검토실에 들어왔다. 지금까지의 수순을 확인한 그가 말했다.
"박영훈이 우변에 과감히 뛰어든 결단이 돋보이는군요. 역시 공격하는 것보다 수습하는 것이 편하다는 게 다시 한번 증명이 됐어요."(양재호)
"맞아. 공격보다 수습이 쉽지. 고수들은 하나같이 수습에 능하고 또 수습에 승부를 거는 작전으로 가는 경향이 있어."(서봉수)
백이 좌하귀를 어떤 식으로 지키느냐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박영훈은 여기서 10분을 썼다. 그 사이에 백대현6단은 사이버오로에 그림 2개를 올렸다. 먼저 참고도1의 백1 이하 5를 만들어놓고 말했다.
"가장 못난이 같은 착상이긴 하지만 이렇게 두어도 백승은 백승입니다."
잠시 후에 참고도2의 백1 이하 6을 만들어놓고 말했다.
"이건 흑4가 유력해서 백이 조금 신경이 쓰입니다."
박영훈은 실전보 백38 이하 44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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