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독일 등 주요 유럽국가들의 경기지표가 수십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로권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상무부는 전날 영국 2ㆍ4분기 서비스제조업 판매지수가 지난 1992년 이후 최저치인 -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92년 같은 기간에는 17이었다. 공장 생산지수도 2001년 12에서 3으로 떨어졌다. 영국의 5월 산업생산도 전년대비 0.8%포인트 떨어져 –1.6%를 기록했다. 또 서비스업 신뢰지수 역시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신규고용기대지수와 기업들의 현금흐름지수도 16년전 이래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영국 상무부는 “심각한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컨 상무부 경제자문은 “전망이 암울한데다 조정기간도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독일의 최근 경기지표도 암담하기는 마찬가지다. 독일의 5월 산업생산은 4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2.4%%를 기록, 지난 97년 8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독일의 5월 산업수주실적도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부실사태로 영국 주택시장과 금융권이 동반 침체된 가운데 국제유가와 곡물가의 앙등이 유럽내 인플레이션 쇼크와 성장둔화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독일은 유럽 선진국 중 미국 신용경색의 여파를 비껴갔음에도 예상보다 지표가 악화돼 향후 주변국가들의 경기전망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줄리안 캘로우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은 그나마 러시아나 중동, 아프리카와 활발한 상품거래로 방어력이 있다”며 “오히려 산업지표가 심상치 않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페이지 인베스텍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의 신호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며 “경기둔화가 인플레이션과 함께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어떻게 조정할 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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