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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이끄는 두 수장인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사이가 금융위기로 더욱 벌어지고 있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푸틴 총리를 거명하진 않았지만 푸틴이 이끄는 행정부가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빠진 기간산업을 지원하는 데 늑장 대처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시를 방문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방관리와 금융감독 당국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이번 위기에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느리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거시경제의 관점이나 세계 금융시스템이 아니라 느리고 무능한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위기는 연방 정부 관리들을 포함해 비효율적인 관료를 정리하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드베데프가 푸틴이 이끄는 정부에 대해 비판한 것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다. 푸틴 총리는 지난 5월 대통령에서 물러났지만'상왕 총리'로 불릴 정도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으나 최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경제위기를 기회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도전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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