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대명사로 불리는 프랑스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사진)이 1일(현지시간) 오후 파리의 자택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향년 71세. 관계자들은 로랑이 오래 동안 지병을 앓아왔다고 전했다. 로랑은 크리스티앙 디오르, 코코 샤넬과 함께 프랑스를 세계 패션의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고급 디자이너 의상을 대중화하고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성에게 처음으로 바지를 입힌 샤넬에 이어 로랑은 여성용 바지의 본격적인 대중화를 이끌었다. 로랑은 지난 1936년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서 태어나 1953년 파리로 이주했다. 패션잡지 ‘보그’의 미젤 브뤼노프 편집장에게 발탁되면서 패션계에 진출했으며 디오르의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1957년 디오르가 사망한 후에는 디오르의 의상실을 이끌었다. 로랑은 1960년대 초 파트너인 피에르 베르제와 함께 ‘입생로랑’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로랑은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의상의 완전한 침묵’이라고 설명하며 사람과 옷의 조화를 추구했다. 로랑은 팝 문화의 유행과 청년 및 여성층의 구매력 향상에 힘입어 10여년 만에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로 거듭났다. 프랑스의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 등도 로랑의 팬으로 알려졌다. 이후 로랑은 의류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향수ㆍ장신구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해외브랜드가 낯설었던 1970년대 일본ㆍ한국 등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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