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상반기 분양시장은 그야말로 ‘참패’의 연속이었다. 서울 강북권 등 일부 재개발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모두 미달사태를 기록한 것은 물론 청약률 ‘0’ 단지들도 곳곳에서 속출했다. ‘자발적 분양가 인하 마케팅’으로 분양 침체를 타개하려던 업체들의 자구책도 먹혀들지 않았다. ◇서울 강북권은 선방, 나머지는 참패=10일 금융결제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전국에서 분양됐던 총 226개 아파트 단지 중 16곳(약 7%)만이 순위 내에서 마감되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순위 내에서 마감된 단지 중 아홉 곳은 서울 강북권의 재개발이나 뉴타운의 직ㆍ간접적인 수혜권에 속하는 지역으로 분양시장에서도 ‘강북 강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방에서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속하는 충남 당진과 최근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부산 해운대가 유일하게 선방했을 뿐 모든 단지가 미분양 사태를 기록했다. ◇청약률 ‘0’단지=전체 226개의 지역 중 64곳에서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청약률 0’을 기록했으며 이 중 25%에 해당되는 16곳은 서울ㆍ수도권으로 집계됐다. 이는 수도권 분양시장의 ‘절대 불패’라는 공식이 올 상반기에 철저히 무너졌으며 지방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종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해제 등의 규제완화도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자발적 분양가 인하 마케팅도 시들=지난 4월 말과 5월 초께 ‘자발적 분양가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던 경기도 평택시 ‘용이지구 반도유보라’와 강북구 미아균촉지구 내 ‘하월곡뉴시티’ 등은 모두 순위 내에서 청약 마감되어 초반 흥행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업체에서 밝힌 계약률은 각각 60%선이며 업계에서 추정하는 실제 계약률은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록 분양가를 인하하기는 했지만 최초 분양가가 주변 분양가보다 높게 책정돼 실제 소비자들의 체감하는 분양가 인하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반기 분양시장은?=하반기 분양시장에는 은평뉴타운, 광교ㆍ판교신도시 분양 등 ‘별들의 전쟁’이 대기하고 있으며 신혼부부용 주택 및 지분형 주택이 시범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신혼부부용 주택 및 지분형 주택이 청약시장에 미칠 파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청약가점 60점대 이상의 고득점자들은 은평ㆍ광교ㆍ판교 등에 적극적으로 청약해 볼 필요가 있지만 청약가점이 저조한 청약자들은 현재 수도권 알짜 미분양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될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대해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분양가상한제 물량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며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값 및 유가 상승 여파에 따라 상한제 물량의 분양가 인하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세제 및 대출규제완화가 수반되지 않는 한 분양시장 침체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미기자 yi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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