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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술관 '리움' 2년여만에 기획전 재개

26일부터 '미래의 기억들' 展<br>국내외 작가 작품 58점 전시

삼성미술관 리움의 '미래의 기억들'전에 선보인 '잭슨홍의 '땀샘'(왼쪽부터)과 권오상의 밀워키, 신미경의 '트랜스레이션' 등은 현대미술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현대미술 기획전 '미래의 기억들'을 26일부터 연다. 삼성 특검 이후 사실상 기획전을 중단한 지 2년여 만의 활동 재개다. 2008년 4월 홍라희 관장의 전격 사퇴로 젊은 작가 등용문이던 '아트 스펙트럼' 등 기획전시가 취소된 채 리움은 상설전만 운영하는 '개점 휴업' 상태였다.

리움을 이끌던 홍 전 관장 대신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 부관장이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시장을 채운 국내외 작가 11명의 작품 58점을 공개했다. 숭고한 절대미를 추구하던 전통미술의 의미를 뛰어넘으려는 현대미술의 독특한 개념을 보여주는 데 전시의 초점이 맞춰졌다.

전시명은 프랑스 작가 로랑 그라소의 작품 '미래의 기억들'에서 따 왔다. 예술의 상대적ㆍ모순적 개념을 현대물리학에 기초해 보여주는 작가는 미립자들의 연결인 '끈'의 진동을 통해 불가능한 시간의 조합을 표현한다.

글과 사진들로 구성된 소피 칼의 작품 '남편'은 만남부터 다툼, 결혼, 결별, 이혼 등의 관계를 그럴싸한 이야기처럼 보여준다. 사실도 허구도 아닌 내용을 좇으며 느끼는 혼란, 그 자체가 작가가 관람객에게 전하고자 한 전율이다.



'예술작품은 영원불변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현대미술의 중요한 담론이다. 신미경은 비누로 만든 비너스상을 화장실에 설치해 관람객들이 손을 씻음으로써 닳아 없어지게 했다. 사사(Sasa 44)는 개막식 기념 케이크를 주문했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먹어 없애는 과정 자체를 작품으로 제시했다. 영원한 가치로 여겨졌던 예술작품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순간을 목격하며 현대미술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예술의 유일무이성과 달리 차용과 모방을 통해 새로운 독창성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매끈한 표면의 제프 쿤스 조각을 차용한 김홍석의 작품 '개 같은 형태'는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일상용품을 작품으로 끌어들이는 잭슨홍은 길고 높은 벽 형태를 만들어 '땀샘'이란 이름을 붙였다. 땀구멍이 확대된 피부, 화장실 향분사기, 땀냄새 등을 조각으로 형상화해 미술관의 기념비적 조각 작품들을 조롱한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이며 내년 2월13일까지 계속된다. 월요일 휴관. (02)2014-6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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