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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시스템 바로 잡아야 한다

최근 러시아 유전 개발과 행담도 개발 문제 등에 대한 의혹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국정의 난맥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관업무와 관련이 없는 청와대 인사수석이 지역개발사업에 관여하고 해당 정부부처의 타당성 검토나 재원배분 여부도 제대로 논의하지 않은 채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권한으로 사업 집행을 추진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심지어는 ‘오일 게이트’를 조사하는 감사원이 피감기관인 철도공사에 조사문건을 유출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낙후된 서남해안 지역개발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공식라인 밖의 인사에게 사업을 추진하게 한 것은 국정운영 시스템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 각종 위원회가 난립하면서 정책결정의 매카니즘과 집행에 혼선이 빈발하고 있다. 12개에 이르는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는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옥상옥의 성격이 짙다. 오죽하면 장관은 위원 중의 한명이라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정부혁신을 시도하기 위해 때로는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 조직이 견제를 받지 않는다면 또다시 비효율과 정책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위험이 있다. 기존의 정부부처를 믿고 맡기든가 아니면 없애든가 선택을 명백히 해 권한과 책임이 함께 따르도록 해야 정부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진다. 쓰려거든 믿고 믿지 못하면 쓰지 말라는 인사 격언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나라 사정은 안팎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경제는 하락세로 돌아서 더블딥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출은 한자릿수 증가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산업과 가계소득의 양극화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국민들은 높아만 가는 세금과 물가에 시달리면서도 일자리는 찾지 못하고 있다. 집권 중반을 지나고 있는 참여정부는 최근 국정 혼선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제도적인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정 시스템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을 통해 더 이상 국정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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