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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40만 달러의 매력

제1보(1~13)



4년마다 열리는 응창기배는 한중일 프로기사들이 언제나 벼르는 기전이다. 무엇보다도 40만 달러에 달하는 우승상금이 매혹적이다. 요즈음처럼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게 되면 그 매력은 훨씬 부풀게 마련이다. 5억원을 넘어 6억원에 육박하는 거금이 아닌가. 준결승은 3번기로 치러진다. 제6회 대회의 준결승에 오른 기사는 한국인 3명에 중국인 1명. 이창호, 이세돌, 최철한과 류싱이었다. 최철한은 류싱과 3번기를 다투게 되었고 이세돌은 이창호와 맞닥뜨렸다. 준결승이 열린 곳은 타이의 수도 방콕.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수코타이 호텔이었다. 이세돌의 대국 상대로 이창호가 결정되자 기자들은 '실질적인 결승'이라고 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이세돌 역시 그렇게 생각했는지 흑번으로 시작된 제1국의 첫 수를 무려 5분이나 생각하는 각별한 정성을 보였다. 그 판을 허망하게 패하고 나서 맞이한 제2국. 이 판을 두기 전에 하루의 공백이 있었는데 대국자 두 사람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창호는 방에 콕 틀어박혀 하루를 조용히 보냈고 이세돌은 수상시장에 가서 갖가지 눈요기를 하고 돌아왔다. 원래는 수산시장인 줄만 알고 싱싱한 회를 먹으러 갔던 것인데 회는 한 조각도 먹을 기회가 없었다. 이세돌은 회를 실컷 먹여주겠다고 최철한을 일부러 끌고갔었는데 말이다. 소개하는 제2국은 이세돌의 백번. 서반은 너무도 평이했다. 흑11은 집바둑으로 가겠다는 선언이다. 참고도의 흑1,3으로 노골적인 세력바둑을 펴는 방식도 있지만 이창호는 천천히 가볼 생각이다. 사이버오로의 해설을 맡은 홍성지7단은 큰 판의 해설을 맡은 것이 부담스러운지 사뭇 조심스러워 했다. 참고도를 생중계 사이트에 올려놓고서도 하는 말은 지극히 겸손했다. "요즘 청소년 기사들은 흑번이면 이렇게도 많이 두지만 이국수님의 스타일은 아닐 겁니다."(홍성지) 제6회 응창기배 준결승 제2국
○ 이세돌 9단
● 이창호 9단
(2008년 9월25일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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