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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는 훌륭한 연기자… 송강호·설경구와 찍고파"

'걸어도 걸어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한국팬 반응 기대돼"


"해외 관객들도 자기 가족 이야기 같다고 해서 안심했습니다." 일본 유명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난 후의 심경을 담아 만든 신작 '걸어도 걸어도'의 한국 개봉을 기념해 내한했다. 영화는 장남 준페이의 사망 12주기 기일에 맞춰 고향집에 모이는 차남 료타(아베 히로시)와 딸 지나미(유)의 가족, 그리고 어머니(키키 기린), 아버지(하라다 요시오)가 보내는 1박 2일의 여정을 다뤘다. 어머니는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자녀들을 위해 열심히 음식을 장만하며 즐거운 추억에 잠기지만, 장남 준페이의 죽음에 대한 회한 때문에 가슴이 무너진다. 료타는 평생 의사로 살아온 아버지가 회화 복원사인 자신의 직업을 못마땅해 하는 탓에 미묘한 갈등을 드러내는데…. 히로카즈 감독은 8일 오후 씨네코드 선재에서 열린 '걸어도 걸어도'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직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쓴 영화다. 굉장히 개인적인 영화고 일본인 특유의 가족 관계를 그렸기에 해외 관객에게도 감정이 잘 전달될지 걱정도 된다. 현재 파리에서 공개 중인데 관객들이 자기 가족 이야기 같다고 말해 안심을 했다. 한국 관객들의 반응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출의도에 대해 "극 중 엄마 대사의 절반 정도는 실제 우리 엄마가 말씀하신 내용이다. '젊으니까 더 먹어라, 주말엔 쉬어라'는 얘기는 실제 하시던 말씀이다"라며 "가족이란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이지만 죽고 나면 그립고 보고 싶어진다는 상반된 두 가지 느낌을 영화에 담았다"고 말했다. 70년대 말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블루라이트 요코하마'의 가사를 차용해 영화 제목을 정한 것에 대해 "'아루이데모 아루이데모'라는 제목은 처음 엄마 이야기를 영화화하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정했다. '블루라이트 요코하마'는 우리 어머니가 항상 부르시던 노래이고 나도 자주 부르는 노래다. 이 노래의 가사를 차용해 제목을 정했다"고 말했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 '환상의 빛'과 '아무도 모른다' 등 작품에 이어 죽은 자와 남겨진 자를 소재로 한 영화를 계속 만드는 이유에 대해 "내 스스로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기 보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죽은 후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그리고 싶었다"며 "남겨진 자들의 의식과 느낌에 강하게 끌린다. 뭔가 한 번 깨진 것이 회복하고 재구축해가는 과정 등에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작에 진출한 '공기인형'의 주인공으로 배두나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고양이를 부탁해' 등 출연작을 보고 매우 훌륭한 연기자라 생각했다. 원래 팬이었다. 또 '공기인형'은 기본적인 일본어가 가능해야 해서 배두나가 적합했다"고 말했다. 히로카즈 감독은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 배우가 있냐는 질문에 "송강호, 설경구 같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 '공기인형'을 해보고 국적을 초월한 작업에 대해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영화 '걸어도 걸어도'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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