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에 흐르는 茶山의 가르침<br>정약용 머문 주막집 골방 '四宜齋' 운치 가득··· 국내 보물급 청자 80% 생산도
| 만덕산 자락의 다산초당. 다산은 이곳에서 10년을 거처하며 '목민심서' , '경제유표' 등 600여 권의 방대한 저술로 실학을 완성했다. /사진=강진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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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을 청자에 상감한 연꽃무늬 주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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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남도답사 일번지 "강진 (康津)"
초당에 흐르는 茶山의 가르침정약용 머문 주막집 골방 '四宜齋' 운치 가득··· 국내 보물급 청자 80% 생산도
강진(전남)=글ㆍ사진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만덕산 자락의 다산초당. 다산은 이곳에서 10년을 거처하며 '목민심서' , '경제유표' 등 600여 권의 방대한 저술로 실학을 완성했다. /사진=강진군청 제공
연꽃을 청자에 상감한 연꽃무늬 주전자
전라남도 강진은 ‘남도 답사 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북에는 소월, 남에는 영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했던 일제시대 대표시인 김영랑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또, 조선 시대 최고의 학자로 꼽히는 다산 정약용이 18년 동안 유배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저서를 남긴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국내 보물급 청자의 80%가 강진에서 생산된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자기의 고장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일간지인 르몽드지의 편집국장은 한국의 3가지 보물중 첫 번째가 맑은 가을 하늘이고, 두 번째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정신, 그리고 세 번째가 고려청자의 푸른 빛이라고 극찬한 바 있는데 이 세 가지의 보물이 모두 있는 곳이 바로 강진이다.
■다산을 맞이한 주막집
강진군 강진읍 동성리 동문 밖에는 다산이 1801년 11월 22일 추운 겨울 강진에 유배를 와서 4년간 머물렀던 주막집인 동문매반가(東門賣飯家)가 있다. 지난 해 가을에 복원돼 다산의 자취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산이 머물렀던 주막집 골방은 그가 당시 직접 지었던 이름인 ‘사의재(四宜齋)’라는 현판을 달고 있다. 사의재란 ‘생각, 용모, 언어, 행동등 4가지를 올바로 하는 자가 거처하는 집’이라는 뜻으로 생각을 맑게 하고, 용모를 단정히 하고, 말을 적게 하고, 행동을 무겁게 할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이 주막집의 노파는 당시 다산이 유배를 왔을 때 유일하게 그를 따뜻하게 받아준 사람으로 기록돼 있다. 다산은 사의재에서 4년을 머물며 강진읍의 여섯 제자를 키웠고, ‘경세유표’ ‘애절양’ 등의 초안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막에서는 직접 빚은 도토리묵과 파전, 동동주를 내놓아 관광객들이 사의재 앞 평상에 앉아 술상을 받아 보는 낭만도 느낄 수 있다.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초당
다산은 사의재에서 4년을 지낸 후 보은산방에서 2년, 여섯 제자 중 막내인 이학래의 집에서 2년을 머물다 만덕산 자락의 다산초당으로 옮겨 10년을 거처하며 ‘목민심서’, ‘경제유표’ 등 600여 권의 방대한 저술로 실학을 완성했다.
강진만을 한 눈에 굽어 볼 수 있는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 다산초당은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 18년중 10여년 동안을 유배생활을 하면서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했던 역사적인 곳이다. 원래 초가 지붕이었던 초당이 낡아 붕괴됐던 것을 지난 1958년 기와 지붕으로 복원했다. 다산초당에 가면 2개의 현판을 볼 수 있는데, ‘다산초당(茶山艸堂)’과 ‘보정산방(寶丁山房)’이 그것이다. 다산초당은 추사 김정희가 썼고 보정산방 역시 추사가 ‘정약용을 보배롭게 만드는 방’이라는 의미로 다산에게 선물한 것이다.
다산초당에는 정석(丁石), 다조(茶竈), 약천(藥泉), 연지(蓮池) 등을 칭하는 ‘다산사경(茶山 四景)이 있는데, 정석은 다산이 ‘스스로 돌과 같이 굳건하게 정신을 지키자’는 다짐을 하며 돌벽에 직접 정으로 쪼아 새긴 것이다. 차를 끓이던 약수인 약천, 차를 끓였던 반석인 다조, 연못 가운데 조그만 산처럼 쌓아놓은 연지석가산 등도 다산초당을 찾은 발길을 머물게 하는 소중한 문화 유산이다.
다산은 또 백련결사로 유명한 백련사의 혜장선사를 만나면서 비로소 학문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상대를 찾게 되는데, 이 둘은 오랫동안 가까이 교류하면서 유교와 불교의 경계를 허물고 지적 자극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까지 가는 오솔길은 800m 정도로 중간 중간에 시원하게 펼쳐진 강진만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백련사 근처에서는 동백숲도 펼쳐져 있어 동백꽃이 만개한 4월에 가면 붉은 양탄자가 깔려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고 한다.
■고즈넉한 산사, 무위사
강진군 북쪽의 월출산 자락에 자리잡은 무위사 또한 강진 여행에서는 꼭 한 번 들러 볼 만한 명소다. 울창한 동백 숲에 둘러싸인 무위사는 산사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숭례문 소실 이후 국보로는 두 번째로 목조건물로 보존된 극락보전(국보 제13호)이 있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극락보전 내부에 그려진 아미타후불벽화, 백의관음도, 석가여래설법도, 오불도, 비천선인도 등의 벽화를 통해 화려하고 섬세한 조선 초기 불교미술의 진수도 맛볼 수 있다.
전남 강진군은 청자골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고려청자의 80% 이상이 강진에서 생산됐을 정도다. 오늘날에도 강진군에는 188개의 가마터가 남아 있는데, 특히 대구면 사당리는 고려시대 청자 제작기술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시기의 중심 지역이다. 이곳에는 현재 청자박물관이 세워져 있을 뿐만 아니라, 96년 시작돼 올해로 13회를 맞는 ‘청자문화제’ 행사장이 들어서 있다.
그 동안 청자문화제는 세계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축제로 평가돼 왔다. 실제 문화관광부는 지난 2002년부터 7년 연속 강진군의 청자문화제를 전국 최우수축제로 선정했다. 올해는 8월 9일부터 17일까지 9일간 열리며 청자 빚기, 고려청자 문양 탁본체험, 화목가마 불지피기, 청자 파편 모자이크 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창작 청자 마당극, 한신베틀놀이공연, 비보이공연, 강진 신전 들노래 공연 등 이색적인 공연들도 마련돼 있다. (061) 430-3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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