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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참사] 생존자·유가족 등 스트레스 치료 필요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탑승자·유가족·관련 지역주민들의 심리적 상처를 효과적으로 치유하는 일도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단원고등학교 강 모 교감이 극적으로 구조됐음에도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극적 사건이 시사하듯, 생존자와 사고 관계자들의 정신·심리를 안정시키는 것도 큰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구조된 학생과 교사, 일반 승객을 치료하는 고대 안산병원의 18일 발표에 따르면, 실제로 내원 당시 심리 검사를 받은 환자 55명의 스트레스 지수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중등도 이상의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스트레스 정도를 1~10점으로 측정했을 때 평균 점수가 7.8~8점에 이를만큼 우울·불안 증세가 뚜렷했다는 설명이다.

큰 사고를 경험한 이들은 대체로 해당 사고와 관련된 주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 자체를 꺼리거나 사고가 떠오를 수 있는 장소에 가지 않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 악몽 등을 통해 사고 장면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거나 신경이 곤두서 작은 소리에도 놀라고 쉽게 잠들기도 어렵다. 심한 경우 사람을 피해 아예 외부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공황발작·환청·공격성향·우울증 등의 증상을 겪기도 한다.

정신과적 조기 치료가 강조되는 것은, 사고 직후의 이 같은 ‘급성 스트레스 장애’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환자의 10~20% 정도에서 만성·장기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단계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사고 경험자들의 상당수가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고등학생들이라는 점에서 적극적 조기 치유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이에 정부와 의료계는 광범위한 정신·심리 치료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의 경우 이미 지난 17일 복지부·교육부·여성부 ·소방방재청 등 관계기관 회의를 통해 ‘중앙 재해 심리지원단’을 구성하고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를 갖춘 바 있다.

당초 예상보다 사고 피해 규모가 커진 만큼, 이 회의에서 정부는 피해 학생이나 유가족 뿐 아니라 단원고등학교 전교생과 교직원, 심지어 피해 학생과 부모들의 거주지인 안산시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정신·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부처별로 교육부는 단원고 전교생·교직원에 대한 심리지원을, 복지부는 그 외 학부모, 유가족 및 지역주민 전체에 대한 심리지원을 책임진다.

정부가 구상하는 지원 내용을 보면, 최초 사고일로부터 1개월 안에 피해자·유가족 등에 대해 최소 1회 이상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고위험군을 찾아내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나 정신건강증진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의료계 역시 사고 후 스트레스 관리 필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자원해서 치료 봉사에 나서는 분위기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이번 사고에 따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조기 발견과 대처를 위해 학회 차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모집, 보건복지부·소방방재청·교육부 등과 함께 무료상담을 진행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도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로 ‘진도 여객선 참사 위기 대응팀’을 구성,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학회는 관련 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고위험군 학생 대상의 전문 상담은 물론 교사들에 대한 자문 등을 계획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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