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기아차 우리사주조합원 김모(50)씨 등 10명이 “회사가 BW 우선 배정권을 주지 않은 것이 부당하다”며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은 기업의 종업원이 자기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게 함으로써 기업의 경영과 이익분배에 참여하고 근로의욕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이들에게는 회사가 주식을 발행할 때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된다. 근로자복지기본법이 회사가 주식을 모집 또는 매출하려는 경우 우리사주조합원은 주식 총수의 100분의 20의 범위에서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 것이다.
김씨 등은 2009년 기아차가 4,000억원의 BW 발행을 결정하자 800억원의 우선 배정을 요구했고 회사가 이를 거절하자 우선 배정권 무산으로 인한 손해를 물어내라며 2011년 소송을 걸었다. 우리사주조합원에 보장하는 주식 우선배정권에 BW도 포함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BW는 회사가 신주를 발행할 때 미리 약정된 가격에 따라 일정한 수의 주식 인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사채다.
하지만 1심, 2심 재판부는 “우리사주조합에게 BW 우선 배정권까지 주는 것은 과하다”는 취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냈다. 대법원 역시 “BW는 사채의 일종이기 때문에 우선 배정권이 인정되는 주식으로 보기 어렵다”며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W의 발행에까지 우리사주조합원의 우선 배정권을 인정하면 일반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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