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거나 과중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면 1,000가지 부탁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대체로 사람들이 이 말에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수락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절을 못한다. 왜 그럴까? 경영학을 전공해 공공비즈니스 분야에서 25년 이상 일해온 저자는 "거절을 하려고 하다가도 부탁을 거절한 후에 느낄지 모를 죄책감 때문에 부탁을 수락하곤 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그는 "당신이 느껴야 할 유일한 죄책감은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죄책감이 아니라 거절하지 못해서 느끼는 죄책감이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책은 거절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거절이 갖는 의미,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거절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거절 못하는 이유로 인종·시대를 막론하고 어느 사회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라고 가르쳐 왔기에, 다른 사람의 부탁을 잘 들어주는 게 미덕이며 거절할 경우 죄책감을 느끼게 프로그램화된 탓이 있다. 자신의 자존감을 확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겠다는 욕망도, 힘 있는 사람의 권위에 도전하고 싶지 않은 이유, 과도한 책임감 때문에 그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책은 거절의 의미를 '자기 삶을 살기 위한 궁극의 긍정'이라고 재정의하며, 수락과 거절 사이에서 삶의 균형을 잡아가는 기술을 일상 사례를 통해 설명해 준다. 말미에는 죄책감 없이 단호하게 거절하는 법까지 알려준다. 착하지만 실속없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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