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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는 당 규율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보시라이(薄熙來ㆍ사진) 전 충칭시 서기가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영국인 사업가 살해에 보조적인 책임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고위지도자들이 선전에서 홍콩 관리 및 기업인들에게 보시라이 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알려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오는 10월 5세대 지도부로의 권력교체를 앞두고 보시라이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조만간 당 내부의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중국 공산당 관계자를 인용해 이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이라이는 지난해 11월15일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혐의가 사실상 확정됐으며 이 과정에서 보시라이도 이를 묵인했거나 아니면 사후에 보고를 받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가 소식통들은 보시라이가 적어도 구카이라이와 함께 살인을 공모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볼 수 있으며 보시라이가 사형 등 중형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구카이라이는 살인 혐의가 사실상 입증된 것으로 보여 중형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 청두영사관 망명을 시도했던 왕리쥔(王立军) 전 충칭시 공안국장은 중형을 피하기 힘든 국가배신죄가 적용될 수 있지만 그동안 보시라이 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협조가 인정돼 사형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보시라이를 비호했던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정법위 서기)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중화권 매체에서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막후 입김으로 정법위 서기 자리를 끝까지 유지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반면 요미우리신문은 24일 공산당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보시라이를 비호한 혐의로 당 기율검사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저우 서기는 보시라이의 측근이었던 왕 전 국장의 미국영사관 망명시도와 관련, 기밀정보를 보시라이에게 사전에 알려줬다는 의혹과 함께 당 중앙의 방침을 어기고 끝까지 보시라이를 지지하는 공개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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