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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0월 26일] "제가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입력2009-10-25 18:47:46
수정
2009.10.25 18:47:46
"제가 여기에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지난 19일 국정감사장에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재차 캐묻는 야당 의원에게 답답하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이 위원장은 여권의 '최대주주'로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날 고위공직자의 청렴도를 평가하겠다는 그에게 박수를 치기보다 걱정하는 의원이 많았다. 물밑의 실세인 그가 권익위라는 공식 직함까지 가졌으니 월권을 행사하지 않겠냐는 의혹이 인 것이다.
특히 13일 그가 국회의원을 청렴도 평가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힌 점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의원은 유권자가 뽑은 헌법 기관이므로 평가할 권한은 어디까지나 유권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사법부가 의원들의 위법을 처벌할 수는 있지만 행정부 산하기관인 권익위가 의원의 청렴도 순위를 매긴다는 발상은 위험하다는 비판이다. 이 위원장이 의원에게 수집한 정보로 그들을 압박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왔다.
그는 이날 국감장에서 이런 질문에 분명하게 해명했다. 그는 "맞다. 국회의원은 국회 윤리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권익위가 국회의원을 평가한다는 보도는 잘못 전달된 것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일주일여 만인 25일 한 방송 대담에서 이 위원장은 다른 말을 했다. 그는 "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고위공직자이므로 청렴도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며 "정치의 중심에서 청렴도 평가를 의무화하는 게 전체 공직자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을 평가하겠다는 것이 그의 진짜 속내인 것이다.
그는 마침 이날 대담에서 내년에 치를 재ㆍ보궐 선거에 나갈 여지를 남겼다. 이런 의지를 지닌 그의 평가를 수긍할 의원이 몇이나 될까. 여기에 그는 국회 국감장에서 한 발언을 밖에 나가 번복했다. 국회 밖에서는 그가 무난하게 국감 신고식을 마쳤다지만 안에서 그를 비난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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