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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4월 2일] 환율 후폭풍 대비 나설 때
입력2009-04-01 18:00:49
수정
2009.04.01 18:00:49
“한국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은 오래가지 않을 것입니다. 해외의 IT업체들이 다시 체력을 키우고 돌아오기 전에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삼성전자에서 해외 마케팅을 맡으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일등공신역할을 수행했던 박상진 삼성디지털이미징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긴장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원ㆍ달러와 원ㆍ엔 등 환율상승의 효과가 장기간 지속될지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기초체력을 키워놓지 않으면 차후에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예를 보면 박 대표의 말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일본 기업들은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거치는 동안 초래된 엔저 효과 때문에 지난 5년간 승승장구하다가 최근 엔고로 다시 고전하고 있다. 히타치나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등 일본의 전자업체들은 2008회계연도에 무려 30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할 만큼 가격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은 유럽이나 미국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는 최근 1,700명의 감원을 발표하면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HP 등 미국 실리콘밸리의 IT기업들도 무급휴가를 통해 비용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기업들에게 있어서도 고환율 효과는 언제든지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체력이 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율의 장막’이 일시에 걷힐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요즘 우리 기업들을 보고 있노라면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자동차 산업만 해도 그렇다. 현대자동차의 노동생산성은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민주노총의 주력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해마다 되풀이되는 노사분규도 경쟁력 약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 일본의 제조업체들은 엔고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피나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환율이 제자리를 찾고 난 이후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기초체력부터 길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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