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위축되고 미분양 물량이 10만 가구에 달하는 등 전반적으로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 가격은 동탄 등 신도시 개발 및 대출규제ㆍ고금리 등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지난 9월부터는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서 청약자들은 확실한 차익이 보장되는 지역에만 몰려드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져 지방의 경우 청약률 ‘0’인 곳이 속출하는 등 중견 건설업체들의 연쇄 부도 우려마저 제기됐었다. 올해 주택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가격 평준화 현상이다. 강남ㆍ서초ㆍ목동 등 이른바 ‘버블 세븐’으로 불렸던 지역은 한해 내내 약보합세를 보였던 반면 의정부 등 경기 북부처럼 기존에 인기가 없었던 지역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최근 수년간 벌어졌던 집값 격차가 많이 해소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서울에서 버블 세븐에 포함된 강남ㆍ서초ㆍ송파ㆍ양천의 경우 올 들어 평균 2%가량 집값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의 평균 집값은 3.25% 올랐고 강북구ㆍ도봉구ㆍ노원구 등은 13~18% 이상 상승했다. 종부세ㆍ양도세ㆍ대출규제 등 수요 억제정책이 있던 와중에 정부는 연초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춰 집값 안정을 유도하는 내용의 ‘1.11 대책’을 내놓으면서 강남 집값을 잡는 데 성공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아파트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오피스텔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등 기존 아파트 일변도의 투자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오피스텔의 경우 규제가 적은 데다 소액 투자가 가능한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고 소형 아파트의 강세에 따른 반사이익도 누릴 수 있었다.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보다 오피스텔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연초 이후 11월까지 꾸준히 상승해 평균 1.4%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주택시장은 올해처럼 비인기 지역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과 강남지역이 다시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이란 예상이 엇갈렸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강남이 약세를 보인 이유는 대출 규제와 같은 수요억제 정책과 고금리 때문이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양도세 완화 등의 전망이 나오지만 정해진 것이 없어 관망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또 “세제가 완화될 경우 매도 물량은 늘겠지만 매수세가 급격히 좋아질 요인은 없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장은 그러나 “고가 주택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경우 매매가 회복되고 세금 압박이 줄어들 경우 올해와 같은 ‘인기 지역 약세-비인기 지역 강세’ 현상은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며 “강남이 다시 주택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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