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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3’의 국내 개봉은 블록버스터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신호다. 시리즈 최초로 3D로 제작된 이 영화에서 마이클 베이 감독은 현란한 볼거리로 관객을 압도한다. 2부 격인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2009년)의 주 무대가 이집트의 피라미드였다면 ‘시리즈 3’은 미국 시카고 도심이다. 특히 고층 빌딩이 빽빽한 시카고 도심 한복판을 무대로 악의 세력 ‘디셉티콘’과 이에 맞서는 ‘오토봇’의 전투 신이 돋보인다. 대통령 훈장까지 받은 샘 윗윅키(샤이어 라버프)는 대학을 마치고 워싱턴DC에서 직장을 구하는 사회 초년생으로 등장한다. 전편에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소년으로 나온 그는 이제 취직도 하고 여자친구와 동거도 하는 성인이다. 어렵게 취업한 회사에서 샘은 한 동료로부터 인간의 달 탐사와 체르노빌 사건 등의 배경에 디셉티콘의 모략이 숨어 있고 그들이 지구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듣게 된다. 영화는 샘을 위시한 인간들과 오토봇이 이 음모를 파헤치는 구조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시카고 한복판에서 정체불명의 푸른 빛이 우주를 향해 발사되고 그 빛은 오랫동안 달의 어둠속에 잠들어 있던 디셉티콘 군단을 깨운다. 디셉티콘 군단의 공격으로 시카고는 순식간에 점령되며 정의를 수호하는 오토봇의 수장 ‘옵티머스 파라임’은 샘과 함께 지구의 운명을 건 전면전에 나선다. 그간 샘의 여자친구 역을 맡았던 메간 폭스의 빈자리는 샘이 새 여자친구인 칼리(로지 헌팅턴 휘틀러)를 사귀는 설정으로 채워졌다. 로지 헌팅턴 휘틀러는 DKNY, 랄프 로렌 , 빅토리아 시크릿 등의 전속 모델로 유명한 영국의 톱모델이다. 이 영화에서 감초 같은 역으로 나오는 인물은 ‘그레이 아나토미’의 훈남 의사에서 자동차 박물관장 ‘딜런 굴드’로 변신한 패트릭 뎀시. 굴드는 샘과 칼리 사이에서 삼각관계와 대결 구도를 이루며 색다른 색깔을 보여준다. 한국계 코미디 배우인 켄 정(제리 왕 역)도 볼거리다. 개봉 전까지 트랜스포머3가 주목받아온 이유 중 하나는 이 영화가 3D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마이클 베이 감독의 협업에 의해 탄생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필름 작업만을 고수했던 베이 감독이 3D를 만들게 된 계기에는 카메론 감독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영화는 대작다운 이야기 구조는 다소 헐겁지만 로봇 군단과 새 무기들은 더 진화했고 스포츠카와 로봇들의 액션 신들은 한층 스펙타클해지고 섬세해졌다. 런닝 타임 152분 가운데 마지막 30여분 동안을 시카고를 무대로 펼쳐지는 전면적인 전투 신에 할애한 점도 인상적이다. 날개를 단 듯 지상으로 떨어지는 ‘윙 수트’ 출격 장면도 볼만하다. 현실에 더 가깝게 가야 된다는 감독의 주문대로 전문 스카이다이버들이 ‘윙 수트’라 불리는 날다람쥐 형태의 점프 수트를 착용하고 헬기에서 지상을 향해 맨몸으로 뛰어내린다. 2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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