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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8월 18일] 1등 기업 따라 잡는 법

김봉수(키움증권 부회장)

한 때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라는 기업광고가 등장했다. 1등만이 각광 받는 냉엄한 현실을 분명하게 각인시키는 말이다. 경쟁 기업들 간 중간단계에서 한 두 단계 뛰어오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2등 기업이 1등 기업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쇼트트랙 경기에서 순위를 결정짓는 것은 코너링이다. 통상적인 방식의 직선 코스에서는 순위 다툼이 어렵다. 곡선 코스라는 게임의 룰이 적용될 때 기량 발휘가 극대화된다. 게임의 룰이란 우리가 상식이라고 부르는 것(고정관념ㆍ패러다임)을 말한다. 게임의 룰은 수학 공식처럼 항상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기를 거치면서 바뀐다. 즉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고 따라서 상식도 바뀌고 게임의 룰도 바뀐다. 게임의 룰을 적극적으로 바꿔나갈 때 성공의 열쇠를 잡을 수 있다. 마이클 델이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1위에 오른 것은 공급자 위주의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수요자 중심의 다품종 주문생산으로 게임의 룰을 바꿨기 때문이다. 딜러를 통한 유통방식이 아닌 최종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직접판매 방식을 택하여 가격을 낮추고 시장 변화를 한 발 먼저 감지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 성공의 관건이었다. 웅진정수기가 단기간에 정수기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의 영업방법인 ‘판매’에서 ‘임대’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임대는 고가의 정수기를 일반 서민도 목돈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기존의 영업방식을 탈피한 게임의 룰을 깬 사례다. 고 이병철 회장 생존시 회자된 얘기가 있다. 이 회장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것 중 하나가 화학조미료 시장에서 ‘미풍’이 ‘미원’을 따라잡는 것이었다. 게임의 룰을 바꾸지 않고 이름만 미풍으로 지은 탓이다. 하지만 ‘다시다’로 시장판도를 바꿨다. 화학 조미료에서 천연 조미료로 게임의 룰을 깬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도 인터넷 시대에 주식거래를 오프라인 방식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게임의 룰을 주도한 결과 주식거래 부문에서 선두권에 진입하게 되었다. 1등 기업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대로 해서는 승산이 없다. 게임의 룰을 바꿔야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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