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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통화지도 재편 초읽기

위안화 10월 SDR편입 유력… 준비통화 적합성 공식인정

국제결제시스템 도입 등 당국 국제화 행보도 가속

중국 위안화가 올해 전 세계 통화지도를 재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명실상부한 '엘리트 통화 클럽'인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대상 화폐에 오는 10월 편입될 것이 유력한데다 중국 당국 도 자국 통화의 국제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10월 IMF가 SDR를 구성하는 화폐에 위안화를 편입시킬지 여부를 투표할 것"이라며 "지난 2010년과 달리 올해에는 위안화의 SDR 편입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가상의 국제준비통화인 SDR는 IMF 회원국들이 외환위기에 처했을 때 담보 없이 이 바스켓에 편입된 통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현재는 미국 달러화와 유럽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 4개의 화폐만이 SDR 바스켓에 포함돼 있다.

SDR 바스켓 구성 및 비율은 5년마다 정해지는데 위안화는 2010년 자격미달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IMF는 "SDR에 편입될 만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freely usable or convertible) 통화가 아니다"라며 위안화의 '국제시장에서의 호환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 5년 사이 중국의 경제규모가 주요2개국(G2) 지위에 오를 만큼 거대해지고 국제통화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지면서 이제는 IMF로서도 위안화의 SDR 편입을 가로막을 명분이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은 2.17%로 달러와 유로·파운드·엔화 등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2013년 1월 0.63%로 13위에 불과했던 위안화의 지위가 2년도 안 돼 여덟 계단이나 수직상승한 것이다.



최근 리커창 중국 총리는 중국을 방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를 만나 위안화의 SDR 편입을 정식 요청했고 라가르드 총재도 이에 대해 "들어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들어가느냐의 문제"라고 언급하는 등 위안화의 올해 SDR 편입은 기정사실화나 마찬가지라는 진단까지 나온다.

세계 경제에서 SDR의 쓰임새는 그리 많지 않지만 위안화의 SDR 편입이 갖는 상징성은 이보다 훨씬 크다는 게 BoA메릴린치의 진단이다.

보고서는 "(SDR에 편입된다는 것은) 준비통화로서 위안화의 적합성을 IMF가 보증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중국 당국의 외환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고 향후 있을지 모를 경상수지 적자운용에서도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BoA메릴린치는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이 보유한 중국 채권이 800억달러(약 88조2,800억원)나 되는 점 등을 들어 SDR에 편입된 위안화의 비중이 파운드나 엔화보다 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자국 통화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중국 당국의 노력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주도 외에 중국은 이르면 9월께 국제결제시스템(CIPS)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최근 전했다. 당초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CIPS의 조기 도입은 위안화의 거래 비용 및 시간을 줄여 위안화를 통한 국제거래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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