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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적신호 켜진 청소년 건강

명정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무역자유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식탁에서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기업들의 전쟁이 치열하다. 이 덕분에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한결 넓어지고 웰빙 음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커지지만 유독 우리 청소년들의 먹거리는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패스트푸드 선호·비만율 급등

질병관리본부의 올해 청소년 건강실태 조사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탄산음료를 섭취하는 비율이 26%,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비율은 13%로 나타났으며 기대와 달리 청소년 비만율도 지난 2012년 9%로 차츰 높아지고 있다.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중장년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필요한 이유다.

올바른 식생활은 국민건강 선순환 사이클의 일부분이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이 있다. 약과 음식이 같은 데 근원을 두고 있다는 뜻이지만 모두 먹거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을 가리켜 생활습관병이라고 지적하며 먹는 음식의 영양균형과 올바른 생활습관을 주문한다.

그런데 식품은 본인이 직접 재배하거나 가공하지 않는 한 시장에서 구매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주권의식이 중요하다. 식품의 품질도 웰빙을 넘어 힐링식품으로 진화하고 있어 소비자의 깐깐한 정보파악과 선택이 시장질서를 바로 세울 수 있다.



특히 청소년 건강관리에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농협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식생활교육 교과서를 보급하고 영양교사를 확대 배치하는 데 이어 내년부터 '슈퍼식생활교육스쿨' 지정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32~50개소의 초중고를 지정해 학교당 최대 1,000만엔을 지원해 식생활교육이 학생들의 건강과 학력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1975년부터 미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즐겁고 올바르게 음식과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오감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체험을 통해 올바른 식사와 농업의 가치를 배운다. 우리도 개정된 '식생활교육지원법'이 지난달 시행돼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증진은 물론 국민의 식생활 개선, 전통 식생활 문화의 계승·발전, 농어업 및 식품산업 발전을 위해 체계적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제 시간표에 편성해야 하고 체험장 확보 등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 식생활 교육 예산 뒷받침돼야

건강에 좋은 식품의 종류와 식이요법에 관한 의견이 많지만 아직 논란은 분분하다. 식습관의 선택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올바른 식습관을 지도 교육하는 책임은 지도자들에게 있다.

올바른 식사습관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따라서 다양한 식농(食農)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많은 청소년들이 먹거리의 가치를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건강한 내일을 준비하는 데 식생활교육기본법이 기초가 됐으면 한다. 다행히 로컬푸드가 유행이다. 로컬드는 소비자는 덜 내고 생산자는 더 받는 '유통혁신' 이상의 뜻이 있다. 마침 대표 한식인 김장김치 문화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으니 한국 전통음식에 더욱 믿음이 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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