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KT&G 본사 부동산 사업실에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자료 등을 압수했다. KT&G 관계자는 이날 "오전 9시가 못 돼 경찰관 4명이 사무실에 들어와 PC는 놔두고 하드디스크 일부만 꺼내 갔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청주시 공무원 이모씨가 KT&G 청주공장 부지 매각과 관련해 KT&G의 용역업체 N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 결과 N사 대표 A씨가 KT&G 측과 사전 협의 후 이씨에게 6억6,000만원의 뇌물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 5월 N사를 압수 수색하면서 공개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씨가 청주공장 부지를 원 감정가(250억원)보다 100억원 더 높은 가격으로 KT&G가 팔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2010년 당시 청주시는 부지 매입가격으로 부동산 감정가 250억원을 요구한 반면 KT&G 측은 400억원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된 상황이었다. 이에 KT&G 측은 N사 대표 A씨에게 청주시 측과 연결고리를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A씨는 이씨를 접촉해 6억6,000만원을 주고 350억원에 부지 매매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KT&G 임직원들이 이번 비리 의혹에 깊이 개입됐다고 보고 민영진 사장 등 고위층 연루 여부도 조사해왔다. 경찰은 6월 KT&G 현직 임직원 6명을 포함해 관련자 8명을 출금 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민영진 KT&G 사장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