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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 가이트너 재무 中지도자들에 "지속 매입" 간청

매달리는 美… 목소리 커진 中… '국채'가 통상기조 바꾼다<br>'위안화 절상' 수세 몰리던 中<br>이젠 "폭락 막아달라" 역공에 "숨은 의도 있을것" 압박 강화<br>美는 "中 너무나 중요" 구애

‘중국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미국은 중국의 눈치를 살피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등 중국 지도자들은 취임 후 처음 중국을 방문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만나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의 투자손실이 생기지 않도록 미국이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미 재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 때마다 미국 측의 ‘위안화 절상’ 압박에 늘 수세에 몰리던 중국의 위상이 바뀌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탈출을 위해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미국으로서는 이 같은 요구에 대놓고 반발할 형편도 아니다. 그동안 다양한 영역에 걸친 ‘미국의 공세’를 당연하게 여기던 미중 통상관계의 기조가 변하고 있다. ◇저자세의 가이트너, 압박수위 높이는 중국 지도부=5월31일 중국에 도착한 가이트너 장관은 2일까지 베이징에 머물면서 중국 지도부와 만나 양국 간 주요 경제 현안들을 논의한다. 이날 주요 외신과 소식통에 따르면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 미국에 투자한 중국의 자금이 안전하다는 점을 집중 설명하면서 미 국채를 지속적으로 매입해달라고 중국에 간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방중 직전 수행 기자단에게 “미국만큼 재정적자 문제를 많이 걱정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경기회복 후 재정적자를 신속히 감축하겠다”고 말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경기부양과 미 경제회생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 채권국인 중국을 유혹하는 것이 필수”라며 “가이트너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가장 큰 목적은 미국 국채를 계속 매입해달라고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까지 보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가이트너 장관이 미 국채와 달러약세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중국에 미국의 재정은 믿을 만하다며 미국 국채를 추가로 매입해달라고 설득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3월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7,680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중, “미국 숨은 의도 있는 것 아니냐” 의구심=그러나 중국은 미국에 채권 보유국의 자산 안정성을 보장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채권 발행규모를 늘려 채권과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는 중국은 방중한 가이트너 장관을 겨냥해 분노와 불안을 터뜨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관영언론인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최근 23명의 저명한 중국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7명이 중국의 방대한 규모의 미 국채 투자가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 행정부와 가이트너 장관을 압박하려는 중국의 노림수로 풀이된다. 일부 중국 관변학자들은 미국에 대한 분노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상무부의 리웨이(李偉) 연구원은 “미국이 달러를 무분별하게 중국에 수출함으로써 금융위기를 전가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미 국채 매입 자제를 권고하는 중국 학자들도 늘고 있다. 칭화대의 저우스젠(周世儉) 중미관계연구센터 연구원은 “미국이 달러 발행 속도를 늦추지 않는 만큼 미 국채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위융딩(余永定)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소장은 “미국이 발행하는 신규 채권을 매수할 나라가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따라서 미국 국채 가격 전망에 비관적”이라고 주장했다. 차제에 미국의 중국에 대한 각종 경제규제를 해제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왕젠(王建) 중국거시경제학회 비서장은 “중국이 오바마 행정부에 바라는 것은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 금지령을 해제하고 미국의 투자장벽을 철폐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이트너 “세계 속의 중국이 너무 중요하다” 구애=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베이징대 강연에서 “세계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떠맡는 것을 지지한다”며 중국을 한껏 띄워줬다. 그는 “세계 경기침체는 완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강력하며 위험한 수준”이라면서 “국제무대에서 중국이 완전한 자리를 차지하지 않기에는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은 내수를 부양시켜 미국 소비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고 환율을 좀 더 유연하게 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에 일침을 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환율 유연성을 높이면 내수를 늘리고 미래에 저물가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통화정책을 펼 수 있어 성장의 질을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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