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경찰서는 가짜 고미술품 등을 진품으로 속여 판매하려 한 혐의(사기미수)로 한모(69)씨 등 3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 등은 지난 3일 지인 소개로 만난 A(61)씨에게 모조품인 신라시대 금관과 금불상 등을 고가에 판매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위조 유가증권 수십장과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발행 국채인 액면가 5조원짜리 환부금 잔고 확인증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려고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한씨 등은 가짜 금관 사진을 보여주며 '시가 80억원짜리를 10억원만 받고 팔겠다'고 속였으며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가짜 감정 확인서까지 만들었다. 이들은 경찰에 적발된 이후에도 모조품이 오래전 숨진 지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진품이라며 혐의를 계속 부인했으나 경찰이 고미술협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모두 거짓말로 드러났다. 피해자에게 1995년도에 발행된 5억원짜리라고 소개한 유가증권 역시 확인 결과 전부 발행기록이 없는 위조 증권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러한 사기 행각은 이들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수상하게 여긴 A씨 지인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압수한 환부금 잔고 확인증 역시 가짜인 것으로 보고 일본 영사관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또 한씨 등의 휴대전화에 다른 모조품 사진도 저장된 것으로 보아 모조품만 공급하는 다른 공범이 있거나 동일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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