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15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은 3개 경쟁 부문 싹쓸이에 도전한다. 지난 2012년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베어 트로피를,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이 신인왕을 수상한 적이 있고, 2004년에도 박지은(은퇴)과 안시현(31·골든블루)이 베어 트로피와 신인왕을 나눠 가졌지만 한국 선수의 세 부문 석권은 일찍이 없었다. 2004·2012년 올해의 선수는 각각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퇴)·스테이시 루이스(미국)였다. 한국 등 해외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인 1960~1980년대까지는 미국 선수들이 세 부문을 거의 독식했다.
올해는 한국 선수들이 대기록을 노린다. 28~31일 플로리다주 골든오칼라GC(파72·6,541야드)에서 열리는 코츠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출전자 명단에는 한국 국적 선수만 20여명이 포함됐다. 초청선수로 나간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 미국 무대에 직행한 백규정(20·CJ오쇼핑), 지난 시즌 뒤 퀄리파잉(Q) 스쿨을 통과한 장하나(23·비씨카드)와 김세영(22·미래에셋) 등이 가세해 숫자는 물론 질적으로도 업그레이드됐다.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 백규정은 'Q Baek'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2013시즌 상금왕 장하나는 대기 순번이었으나 예선을 거쳐 개막전 출전권을 따냈다. 이들은 Q스쿨을 수석 합격한 앨리슨 리(미국), 이민지(호주), 타이거 우즈 조카 샤이엔 우즈(미국)와 신인왕을 놓고 개막전부터 불꽃 경쟁을 벌인다. 한국은 2012년 유소연 이후 2013년에는 모리야 주타누가른(태국), 지난해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신인왕을 내줬다. 지난 시즌 KLPGA 투어 4관왕 김효주(20·롯데)는 시력교정 수술에 따른 훈련 부족으로 개막전을 건너뛴다. 2월 말 개막하는 혼다 타일랜드가 LPGA 투어 정식 멤버로 치르는 데뷔전이다.
2012년 베어 트로피, 2013년 올해의 선수 수상자인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올해도 루이스와 경쟁한다. 박인비는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과 베어 트로피를 루이스에게 뺏기는 등 상복은 없었지만 3승으로 여전히 '여제'다웠다. 7월 말 열리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메이저 4개 대회 석권)도 달성한다. 결혼 후 첫 시즌을 맞는 그는 올해의 선수, 베어 트로피, 상금왕을 휩쓸 강력 후보다.
루이스와 부활한 재미교포 미셸 위를 앞세운 미국 여자골프는 지난해 LPGA 투어 13승(한국은 10승) 합작으로 어깨를 폈다. 자체 기록인 12승(2009년)을 돌파하려는 한국과의 자존심 대결은 올해도 계속된다. 리디아 고가 변수다. 신인임에도 시즌 3승으로 공동 다승왕(박인비·루이스)에 올랐던 그가 올해 맹활약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한편 올해 LPGA 투어는 지난해보다 1개 늘어난 33개 대회가 열리고 총상금 6,160만달러(약 663억원·지난해 5,755만달러)가 걸려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