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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오 "내가 헤지펀드의 제왕"

작년 펀드 순익 138억弗 사상 최고… 소로스 제쳐<br>'이익 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 투자 전략 주효



레이 달리오(사진)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CEO)가 조지 소로스를 누르고 헤지펀드 업계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달리오가 이끄는 '브리지워터 퓨어알파펀드'가 지난해 138억달러의 순익을 올려 사상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헤지펀드 투자업체 LCH인베스트먼트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헤지펀드 업계의 전설로 잘 알려진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과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은 지난해 각각 38억달러와 96억달러의 손실을 냈다.

회사 창립 이후 벌어들인 누적이익 부문에서도 달리오 CEO는 경쟁자들을 모두 제쳤다. 브리지워터펀드는 지난 1975년 창립 이후 총 358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해 지난해 은퇴를 선언한 소로스의 '퀀텀펀드(312억달러)'와 폴슨의 '폴슨앤컴퍼니(226억달러)'를 모두 앞질렀다. 브리지워터펀드가 관리하는 자산규모는 719억달러로 역시 다른 헤지펀드들을 압도하고 있다.



달리오 회장이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등 우울한 경제여건에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이익이 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go anywhere)'는 투자전략 덕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미국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판단해 씨티그룹ㆍ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우량주를 집중 매입한 폴슨 회장과 달리 브리지워터펀드는 미국 국채, 스위스프랑화, 엔화 등에 두루 투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최근 분석했다. 세계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과 비슷한 '디레버리징(차입축소)' 시대에 돌입해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달리오의 예측이 들어맞은 셈이다.

브리지워터의 독특한 기업문화도 성공신화의 비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코네티컷주(州) 웨스트포트에 있는 이 회사 사무실에는 직원을 감시하는 카메라가 24시간 돌아갈 정도로 근무환경이 빡빡해 악명이 높다. 하지만 투자 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될 때는 하위직급 직원도 직접 CEO와 만나 반대 의견을 전달할 수 있을 만큼 열린 문화를 갖췄다.

FT는 이에 대해 "운용자산의 규모가 커질수록 높은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헤지펀드 업계의 통념을 브리지워터가 깼다"며 "이 회사처럼 금리나 환율ㆍ경기변동에 베팅하는 거시 펀드들은 투자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헤지펀드들은 총 1,23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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