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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은 죽쒀도 최상층 인기는 상한가’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에 차가운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최상층에 위치한 아파트는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저조한 계약률로 악전고투하는 분양 단지에서도 꼭대기층에는 적지않은 웃돈이 붙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임대아파트 1곳을 포함해 11개 업체가 동시분양에 나선 경기 화성시 향남지구는 현재까지 30~80%의 계약률을 보이는 중에도 꼭대기층은 거의 전량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1~3순위 당첨자들의 초기 계약률도 30~40% 내외를 오간 것과 대조적으로 최상층 당첨자들은 80~90% 이상 계약을 마쳤다. 선착순 분양이 시작된 지난 10일 오전에는 몇 채 남지 않은 최상층을 잡으려는 상당수 수요자들이 11개 모델하우스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 모델하우스에는 속칭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까지 등장, 최상층 분양권에 1,000만~2,000만원대의 웃돈을 붙여 불법 전매를 시도하기도 했다. ㈜신영의 정준 분양소장은 “추첨으로 동호수를 결정하는 1ㆍ2순위 청약이 진행될 때도 ‘무조건 꼭대기층을 달라’고 요구하는 고객이 적지 않았다”며 “선착순 계약에서 앞선 번호표를 받은 고객들 역시 예외없이 최상층만 고집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극심한 분양침체에도 불구하고 최상층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최상층이 곧 최고의 로열층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으로 시야가 탁 트여 조망권이 좋은 데다 다락방이나 테라스, 복층화, 높은 천정 등 다양한 서비스 옵션이 제공된다는 점도 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 큰 매력 요인이다. 보통 분양가가 기준층보다 1,000만~1,500만원 이상 비싸지만 희소가치 덕분에 입주 이후에는 그 이상의 시세상승 효과를 낸다. 건설기술의 발전과 두터운 단열재 사용으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현상도 거의 사라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풍림산업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1층과 최상층이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젊은 세대는 최상층의 시원한 느낌과 자녀용 다락방 등을 선호하고 고령자는 조용한 환경을 원해 가장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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