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의 전성시대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으로까지 수입차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수입차 판매량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된 회사들만 기준으로 했을 때 12만195대에 이른다. 내년에도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
고객은 늘고 있지만 고객을 대하는 수입차의 태도는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알아서 찾아오는 고객들을 대하는 오만방자한 태도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판매량이 많을수록 심하다. 국내 수입차 부동의 1위 BMW 코리아는 최근 몇 차례 큰 홍역을 치렀다. 이른바 ‘320녹디’ 사태가 대표적이다. 올해 초 BMW 코리아가 출시한 준중형 차량 320d의 시트 아랫부분 프레임에서 녹이 발생하는 하자가 확인됐다. 320d 오너들은 즉각 문제제기에 나섰다.
판매 딜러들과 BMW 코리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4,000만원도 훨씬 넘는 차의 유리창을 박살내고 항의하는 고객까지 나오며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자 BMW 코리아는 꼬리를 내렸다. 직접 코팅을 해주며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
BMW그룹의 MINI도 딜러 관리에 허점을 보이며 문제를 일으켰다. 고객이 수리를 맡긴 차량을 직원이 몰래 타고 나갔다가 사고를 일으키고 사실이 알려질까 몇 달을 쉬쉬하다 들통이 난 것이다. 이 고객은 BMW 코리아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이 사실을 알렸다.
자동차는 대당 가격이 수천만원을 넘는 고가의 제품이다. 수입차의 경우 더욱 심하다. 우리나라 고객들이 깐깐하기로 유명하다지만 그만큼 가치를 지불했으니 대우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 처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콧대 높은 수입차 회사들은 팔 때는 감언이설로 고객을 유인해놓고 문제가 생기면 미루기에 급급하다. 목소리 큰 고객에게만 쉬쉬하며 덮고 넘어가려고 하는데 결국에는 들통나서 문제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제조업체는 신뢰가 우선이다. 아무리 우리나라에 뿌리를 두지 않았고 이윤 창출이 우선인 기업이라고 하지만 고객을 업신여긴다면 오래도록 사랑 받기 힘들 것이다.
내년에는 수입차가 성장하는 만큼 고객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길 바란다. /br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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