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비자금 운용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싱가포르, 미국 등에 조만간 사법공조를 요청할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장남 재국씨가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 '블루 아도니스'의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 계좌를 '비자금 저수지'로 의심하고 있다. 재국씨가 싱가포르 지점에 계좌를 만든 뒤 100만 달러 이상을 한꺼번에 입금하고 5년여 동안 여러 차례 돈을 빼갔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국씨는 일년에 한 번 꼴로 은행을 찾아 자금 관리 상황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일가가 페이퍼 컴퍼니 명의 계좌를 활용해 비자금을 운용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실제 존재하는 다른 사업체를 활용해 이 회사가 합법적으로 취득한 소득처럼 꾸몄을 가능성 역시 살피고 있다.
한편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일가 비자금 운용에 명의를 빌려주는 등 직간접으로 간여한 인물들과 부동산ㆍ미술품 거래에 관여한 사람들 등 모두 40여명을 출금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미술품 거래에 참여한 참고인을 불러 미술품 구매 경위와 대금 처리 과정을 묻는 등 소환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해온 미술품을 감정하는 동시에 보험과 증권 거래 내역, 대여금고에서 찾은 은행 통장 등을 확인하는 작업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