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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 출신의 월북 화가인 이쾌대(1913∼?)는 여인상과 인간군상을 담은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데올로기로 점철된 시대 의식과 민족적 정서를 융화한 작품으로 해방공간(1945~1948)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한 명으로 각광을 받았다. '군상Ⅱ'는 해방과 새로운 나라 건설이라는 한 시대의 환희와 열망이 교차하는 모습을 뒤엉킨 군상들을 통해 구현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등장인물의 포즈는 제각각이며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그럼에도 무언가 이끌리는 절실한 감정이 견고한 통일감을 지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멀리 헐벗은 산야의 풍경이 이 절실한 군상의 열망에 대비를 이루면서 한층 드라마틱한 화면을 일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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