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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세계 최대 운용사 등극

英바클레이스 자산운용사업부 135억弗에 인수


미국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금융위기로 경쟁사들이 휘청거리는 사이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은 블랙록이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의 자산운용사업부인 바클레이스글로벌인베스터스(BGI)를 13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업계 M&A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매각으로 BGI의 지수연동펀드(ETF) 아이셰어(iShares)도 블랙록으로 넘어갔다. 블랙록은 인수자금 가운데 66억달러는 현금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주식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자산 규모 1조5,000억달러의 BGI와 블랙록의 결합은 공룡 자산운용사의 탄생을 의미한다. 이번 인수로 블랙록의 운용자산 규모는 2조7,000억달러로 늘어나 1조4,000억달러 내외인 경쟁사 스테이트스트리트와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를 손쉽게 따돌리게 됐다. 로런스 핑크 블랙록 회장은 “지난 2006년 메릴린치 자산운용사업부를 85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이번 BGI 인수로 고객들에게 완벽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올 4ㆍ4분기에 M&A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병으로 블랙록의 시가총액은 340억달러를 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8년 설립된 블랙록은 금융위기를 맞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블랙록은 지난해 3월 베어스턴스가 JP모건에 매각될 때와 미국 정부가 AIG와 씨티그룹에 구제금융을 투입할 때 자산평가에서부터 간접적인 자문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작업을 도맡았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구제하는 과정에서 모기지 관련 평가 및 자문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블랙록의 돋보이는 행보는 회사를 설립한 핑크 회장의 탁월한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핑크 회장은 미국에서 모기지담보증권(MBS) 시장을 개척한 인물로 복잡한 파생상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독보적인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핑크 회장은 금융위기 발생 이후 재무부 고위관리들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금융위기 극복방안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블랙록의 활동영역이 너무 넓어지면서 블랙록이 맡고 있는 정부 자문 역할과 자산운용사로서 역할이 상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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