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김종호 부장판사)는 30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필리핀 현지의 주점 지배인 유모(50)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공범 안모(47)씨에게는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총기를 사용해 두 사람을 살해하고 한 사람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으로 죄질이 무겁다”며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이 범행 중에 당황하거나 다투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며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유씨와 안씨에게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유씨와 안씨 등은 지난 2007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교포 조모씨에게 중고차 매매사업을 제안하며 자신들의 근거지로 유인해 조씨와 필리핀인 운전기사 등 2명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현장에 함께 있던 조씨 친척 김모씨도 살해하려 했다. 당시 김씨는 총탄 2발을 맞은 뒤 죽은 척하다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망쳐 목숨을 구했다.
수사를 피해 잠적한 유씨는 작년 7월 필리핀 경찰에 불법체류 사실이 발각돼 현지에서 재판을 받은 뒤 지난 1월 국내로 송환됐다.
앞서 유씨 일당의 범행을 주도한 이모(45)씨는 2010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며, 안씨도 강도살인미수죄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안씨는 이날 선고받은 징역 18년이 확정되면 종전에 받은 7년형까지 더해져 유기징역 상한형인 징역 25년을 받은 셈이 된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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