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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부채 감추기 급급한 경영평가
입력2010-10-20 09:45:49
수정
2010.10.20 09:45:49
공기업 스스로 기준 선정하는 탓, 부채 드러내는 항목은 없어
공기업 부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는데도, 정부의 공기업 및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부채를 직접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대상 공기업이 스스로 기준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부채 평가 지표를 누락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부채가 늘어도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양호’ 등급을 받는 기업이 발생했다.
국회 기획재정부 소속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2009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편람과 평가 결과를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분석자료를 보면 부채가 많은 기관은 자기자본 중 부채비중을 보는 ‘부채비율’ 지표를 평가 항목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반대로 대한주택보증(주), 한국감정원, 한국마사회, 한국방송광고 공사 등 부채가 없는 기관은 부채비율을 평가 항목으로 선택하는 등 평가 대상 기관이 스스로 유리한 기준을 정했다. 시험생이 시험문제를 직접 낸 격이다.
문제는 이 같은 평가과정에서 부채가 많아도 재무 건전성에 만점을 받는 공기업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5년 동안 부채가 234%나 증가한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재무건전성 평가에서 2점 만점을 받았다. 재무건전성 평가 지표로 부채와는 관계 없는 총자산회전율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총자산회전율은 부채가 많아도 매출이 높으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지표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공항공사 역시 2004년부터 5년간 부채가 1.2배~1.5배 늘었지만 같은 이유로 재무건전성 지표에서 만점을 받았다. 특히 금융성 부채가 최고 25배까지 증가한 부산항만공사를 비롯해 부채 증가가 공기업 중에서 상위권인 한국석유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모두 총자산회전율을 재무건전성 평가 지표로 택했다. 이 중 한국석유공사는 2009년 평가에서 ‘양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세 번째 등급이지만 첫번째 등급인 ‘탁월’평가를 받은 기관이 없었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이 의원은 “한국은행은 상장기업의 안정성을 평가할 때 부채비율과 함께 차입금의존도(자산 중 금융성 부채의 비중)를 지표로 삼고 있다”면서 “공기업 경영평가에도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를 의무적인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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