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이슬람 국가들의 채권인 ‘수쿠크(sukuk)’가 고유가에 따른 걸프지역 경제의 성장에 힘입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이슬람파이낸스 인포메이션서비스(IFIS)의 자료를 인용, 수쿠크의 지난 상반기 총 발행(신규 및 만기 연장) 잔액 규모가 85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5%가 급증한 것으로 최근 이슬람 권역으로 돈이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쿠크의 올 상반기 신규 발행 규모는 245억 달러로 이는 지난해 전체 신규발행 규모인 268억 달러에 거의 육박한다. 수쿠크 채권은 전통적인 채권과 비슷하지만 이자를 받는 것을 금기시하는 이슬람 교리에 따라 이자 대신 수익금을 배당으로 받는다. 수쿠크 시장은 이런 독특한 운영방식으로 지난 7년간 고속 성장을 지속해왔다. 라키야 사누시 IFIS 프로덕트 매니저는 “서구 자본이 집중 유입되며 수쿠크 채권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신용경색 우려에도 불구, 앞으로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험프리 퍼시 영국이슬람은행(IBB) 최고경영자(CEO)는 “수쿠크 시장의 성장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 금융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수쿠크 채권시장으로 신규 유입되는 돈은 주로 유럽계 은행들의 자금과 보험 및 연기금 펀드 등이다. 이들은 최근 5년 동안 고유가에 힘입어 호황기를 맞고 있는 걸프지역 경제에 힘입어 수쿠크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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