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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3일] 소통 넘어 상생으로

지난 6월20일 쇠고기 추가협상이 타결되고 잦아드는 양상을 보였던 촛불집회가 정부 고시 이후 격렬하고 거칠어졌다. 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등 종교계가 가세함에 따라 앞으로의 향방도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정부ㆍ여당이 여론에 좀더 귀를 기울이면서 고시 게재에 뜸을 들였다면 상황이 바뀌었을 수도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큰데 이는 현 정부가 여전히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다고는 하지만 일부 촛불집회 참여자들이 보이는 태도들 또한 납득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어렵사리 거둔 추가협상의 결과물을 깔아뭉개기 바빴고 왜곡하기도 했다. 촛불집회가 낳은 성과로 평가할 부분이 적잖은데 폄하 일색이었다. 이처럼 ‘외눈박이’를 고집하는 이상 정부가 어떤 노력을 기울인들 통할 리 없다. 온 나라가 미국산 쇠고기에 묶여 있는 사이 우리를 둘러싼 경제상황은 한층 급박해지고 있다. 초고유가가 몰고 온 물가상승은 차례차례 세력을 넓혀 초A급 태풍이 됐다. 밀가루 값 인상에 과자ㆍ라면ㆍ자장면ㆍ음료수까지 안 오른 식품이 없다. 산업의 쌀인 철강재 가격 인상은 자동차ㆍ세탁기 등 공산품 가격을 잇따라 끌어올릴 것이다. 화물연대 파업 후 운송비가 크게 올랐으니 가격 인상폭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정부가 전기ㆍ가스요금을 붙잡고 있지만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주가는 연일 바닥을 치고 있다. 물가상승에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서민생활은 그저 팍팍한 정도가 아니고 생사의 갈림길로 몰릴 만큼 험난해지고 있다. 촛불집회가 소통을 넘어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은 이 같은 급박한 경제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쇠고기 재협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거기에 쏟아야 할 엄청난 국력을 경제난 극복에 투입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재협상의 가시밭길을 가자고 정치파업을 선동하는 구호가 장바구니 물가를 걱정하는 서민 노동자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을까.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촛불이 아니라 가중되는 경제난 속에 잘 보이지 않는 이웃들의 힘든 삶을 비추는 촛불로 이제는 바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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