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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클릭] 인종차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조지아의 붉은 언덕에서 노예와 노예주의 아이들이 형제애라는 탁자에 함께 앉을 수 있으리라는…." 1963년 8월28일 전 미국인을 울렸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I have a dream' 연설의 유명한 구절이다. 하지만 차별 폐지를 외치며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을 남긴 킹 목사조차 백인이 쏜 흑인 증오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수천년을 이어온 인종차별의 상흔은 그토록 커다란 장벽이었다.

△인종차별은 지배와 약탈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특정 종족 또는 민족에 대한 억압과 불평등을 합리화하는 데 이보다 더 편리한 도구는 없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까지 "그리스인은 선천적으로 자유인이고 야만인은 노예다"라며 차별을 정당화했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중세 십자군 전쟁 역시 상권 장악과 영토 확장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성지 탈환과 그리스도인 구출을 내세운 잔혹한 살육전이었을 뿐이다.

△18~20세기 초 제국주의 전성기에 인종차별은 정점을 향해 치달았다. 제3세계 원주민을 노예로 삼고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백인 우월주의는 너무나도 필요한 이데올로기였다. 프랑스 인류학자 조제프아르튀르 고비노가 1850년대 "백인이 다른 모든 인종보다 우수하다"고 내세웠다. 1899년 영국 시인 러디어드 키플링이 "식민지 미개인을 이끄는 게 백인의 책무"라고 주장한 것도 대표적 사례다. 히틀러의 유대인 대학살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격리같은 극단적 인종차별은 수많은 인명의 희생을 불렀다.



△미 플로리다 주법원이 비무장 흑인 소년을 총기 살해한 백인에게 무죄를 선고해 인종차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고 한다. 연방정부의 노예제 폐지 선언 이후 148년이 지났고 흑인 대통령까지 탄생했지만 피부색은 여전히 해결하기 힘든 난제인 모양이다. 하지만 이게 어찌 미국만의 문제겠는가. '단일민족'의 강박관념에 빠져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다문화가족과 아이들을 사시로 바라보는 우리는 인종차별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송영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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