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사상 첫 AI 발생 광진구청 동물사서 폐사 닭·꿩등 '고병원성' 확인성남 재래시장서 유입 추정…가금류 모두 매몰인근 어린이대공원 금계·꿩등 63마리도 살처분춘천서도 의심사례…제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으로 서울까지 번졌다. 지난 1일 전북 김제에서 첫 AI가 발생한 지 한달여 만의 일이다. 지금까지 사상 최대 규모인 665만마리의 닭과 오리를 방역을 이유로 살처분했음에도 불구, AI 바이러스는 전라ㆍ충청ㆍ경기ㆍ경상도를 거쳐 서울까지 진입했다. 강원도 춘천 지역에서도 첫 의심 사례가 발생, AI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6일 농림수산식품부는 서울시 광진구청에 설치된 동물사에서 폐사한 닭ㆍ꿩ㆍ칠면조 등을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2003년과 2006년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으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가금류 밀집지역은 아니지만 인구가 밀집돼 민간인 접촉이 우려되는데다 어린이대공원과 인근 과천 서울대공원 등에는 보호대상인 희귀 조류 등도 다수 사육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학조사 결과 광진구의 조류 폐사는 4월24일 경기도 성남시의 가축 재래시장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광진구 동물사 내 가금류 53마리를 모두 살처분ㆍ매몰하고 인근 어린이대공원과 경동시장 등의 가금류 사육시설에 대한 민간인 출입을 통제한 상태다. 광진구청의 AI 감염이 확인된 후 서울시 등 합동대책반은 동물사에서 1.2㎞ 떨어진 어린이대공원의 금계와 꿩 등 63마리와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의 오골계 등 191마리를 살처분하고 나머지 조류에 대한 소독과 출입통제 조치를 내렸다. 4월1일 전북 김제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이후 전라도 정읍ㆍ순창ㆍ익산ㆍ영암ㆍ나주와 충청 논산, 경상도 울산ㆍ영천ㆍ대구, 경기 평택ㆍ안성 등지까지 불과 한달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됐다. 5일 경기 안성의 토종닭 농가까지 고병원성 AI로 확진됨에 따라 현재까지 고병원성 발생 건수는 역대 최고 수준인 33건에 달한 상태다. 게다가 이날 강원도 춘천시 오탄리에서도 닭과 오리 50여마리가 폐사, 간이검사 결과 AI 양성반응이 나옴에 따라 강원도로 번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당초 전라북도에서 시작된 AI가 전국 규모로 확산됨에 따라 방역망에 대한 국민 불신도 고조되고 있다. 당국은 고병원성 확진시 인근 3㎞ 내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하고 재래시장 등에 대한 소독ㆍ점검 및 전국 육용오리 일제검사를 벌이는 등 방역 강화에 나섰지만 AI의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까지 당국이 살처분한 가금류만도 총 665만6,000마리로 2003년 당시 102일 동안의 살처분 수량 528만5,000마리를 훌쩍 넘어선 상태다. 특히 이번 광진구 AI의 경우 첫 폐사 발생이 지난달 28일이었으나 광진구 측은 3일 오후에야 AI 감염 여부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의뢰하는 등 5일 동안 늑장을 부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