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인공격기 드론은 애초 정찰을 통한 정보 수집용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 맞물려 기능이 한층 향상되면서 지상군 대신 공격에 투입하기 위한, 공격적 성향이 대폭 강화됐다. 1990년대 중반 코소보 사태 때 첫 선을 보였던 것이 점차 정확성과 파괴력까지 갖추면서 이라크는 물론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1994년 미 중앙정보국(CIA)와 미공군 주도로 현재의 드론의 형태를 갖춘 소위 ‘프레데터’는 ‘RQ’가 정식 명칭이었다. 말 그대로 정찰이라는 뜻의 ‘reconnaissance’의 앞 글자를 따왔던 것. RQ-1A를 시작으로 RQ-1B, RQ-1L, RQ-4(글로벌 호크)로 이어졌다. 정찰의 용도보다 공격적 용도가 강조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미 공군은 2002년 드론의 명칭을 R시리즈에서 M시리즈로 정식으로 바꿔 사용하기 시작했다. 컬러 화면으로 주변을 감시하는 정찰 업무의 정확성을 높이는 동시에 무기 장착 규모도 확대했다. 비행거리와 비행고도도 늘리고 높였다. 그러면서 다목적(Multi-roles)이라는 단어의 첫 글자를 따 드론의 ‘공격 본능’을 불어넣었던 것이다. ‘소리 없는 암살자’로 불리며 탈레반, 알카에다 등 무장세력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MQ-9 리퍼가 대표적이다. 미국은 공격 성능을 강화한 드론 공격을 지상군이나 공군을 직접 투입하는 것보다 더 선호하게 됐다. 비밀스럽게 공격하는 드론의 특성상 출전 빈도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지만 최근 3년 동안 드론 공격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미 비영리 정책연구소 뉴아메리칸파운데이션(NAF)은 최근 “미국이 파키스탄-아프간 국경지대에서 시행한 드론 공격은 2008년 이후 급증했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이 지역에서 미국이 실행한 드론 공격이 9회에 불과했던 반면, 2008년부터 올해 5월24일까지 이뤄진 드론 공격은 100여 차례에 이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 실행된 드론 공격만도 올해까지 71차례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01년 167대였던 드론의 규모 또한 2009년 초반 5,500대로 32배나 증가했는데, 드론에 대한 의존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집중적인 드론 공격이 이뤄지면서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사망한 사람도 1,0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NAF는 "이 가운데 민간인이 30% 정도를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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