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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셧다운 시위 돌입] 반정부 세력 수만명 도로봉쇄ㆍ도시기능 마비… 정국 대혼란

총리 15일까지 사퇴 안하면 주식거래소 등 점거 공언

군경 1만8,000여명 배치 일촉즉발 위기감 고조


태국 반정부시위대가 13일 1,200만명이 거주하는 수도 방콕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셧다운' 시위에 돌입했다. 3만여명에 달하는 시위대는 방콕 도심으로 진입하는 교차로 7곳을 포함해 총 20곳에서 교통을 차단했다. 또 15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잉락 친나왓 총리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항공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주식거래소도 점거하겠다고 공언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방콕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가 이끄는 반정부시위대는 일요일인 지난 12일 저녁8시부터 방콕 도심으로 향하는 7개 교차로를 샌드백과 대형차량 등으로 봉쇄한 후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13일 이 지역 통근자들은 버스나 도시철도·유람선 등으로 출근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날 방콕 시내의 일부 회사는 휴업했고 140여곳의 학교도 휴교했으며 대학 수업도 연기됐다.

이날 반정부시위대는 잉락 총리가 15일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태국 내 유일한 항공관제 송신소를 폐쇄하고 주식거래소도 점거하겠다고 경고했다. 항공관제 송신소가 폐쇄되면 태국과 국제사회 간 교류가 차단돼 관광객 왕래는 물론 수출입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또 주식거래소가 시위대의 점거로 마비될 경우 가뜩이나 출렁이는 태국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이 불가피하다. 이날 태국 거래소는 대다수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대규모 시위과정에서 인명·물리적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1일 방콕 시내에서 무장괴한이 반정부시위대에게 총을 난사해 7명이 사상한 데 이어 12일 밤에도 시위현장에서 한 시민이 총에 맞아 병원에 후송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13일에도 반정부시위대의 전신인 제1야당 민주당 당사에 총알 10발이 날아들어 유리창이 파손됐다. 당국은 이번 시위로 버스·승용차·택시 등의 이용에 불편을 겪은 시민이 78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정부 측은 시위대에 대한 강경대응을 자제하고 피해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동부 장관인 찰럼 유밤룽은 12일 "정부는 강경진압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2010년과 같은 대규모 유혈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에서는 2010년에도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발생해 90여명이 사망했다. 수라뽕 또위착차위꿀 외무장관도 "시위대와 충돌하지 않겠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정부 청사로 진입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WSJ는 정부가 총 1만8,000명의 군경을 투입해 시민 안전을 보장하는 조치를 취하고 관광객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콕 시내 대형 쇼핑몰과 호텔 등에 콜센터와 헬프데스크 등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다만 시위대가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정부가 언제까지 온건한 대응을 이어갈지는 알 수 없다. 12일 반정부시위대의 수텝 전 부총리는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번 싸움에서 지면 지는 것이고 이기면 이기는 것이지 무승부는 없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수주 혹은 그 이상까지 시위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반정부 성향이 강한 지방에서는 다음달 2일 치러질 조기총선 입후보자가 등록되지 않아 조기총선 실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WSJ는 전했다. 태국 선거법에 따르면 총선 입후보자 등록시한은 1일까지였지만 총 28개 지역구에서 반정부시위대의 방해로 입후보자가 등록하지 않았다. 이는 하원의석 중 95% 이상의 선거구에서 입후보자 등록이 완료돼야만 선거가 유효하다는 태국 헌법에 위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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